당신의 여행 버킷리스트

100세 시대를 앞두고 노후를 위한 여행 계획을 준비하는 이가 늘고 있다.
각기 다른 목적으로 자신만의 여행 버킷리스트를 계획한 6인의 직장인이 공개하는 꿈 같은 스토리를 만나보자.

 

 

*일상을 꿈으로 복기하는 리얼 트립*

최완수 : 34세, 낚시와 가족밖에 모르는 대기업 사원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거제도, 제주도, 여수 등 국내에서 낚시하기 좋은 지역을 매주 다니며 지난 30년간 갈고닦은 취미를 일상으로 삼고 싶다. 현재는 육아 때문에 총각 때처럼 취미를 즐기지 못하지만 그 나이가 되면 자녀 스스로 삶을 개척할 나이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얼마 전부터 아내 몰래 비상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때가 되면 뉴질랜드로 떠나 한 달간 낚시투어를 즐기며 미터급 고기를 낚아 낚시 관련 잡지와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세상에 전파할 것이다.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은퇴를 앞둔 시점이라 그동안 고생한 멤버들과 먹방 투어를 다닐 생각이다. 평소 즐겨 찾던 종로의 대폿 집과 충무로 주먹 고기 가게를 다니며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 이렇게 챙겨주면 내가 은퇴하는 날 회사에 방문해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지 않을까(웃음)?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아내에게 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다. 70대의 첫 생일엔 온 가족이 함께 일본 온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때쯤이면 손자와의 의사소통도 가능해 70년을 살아오며 얻은 지혜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온 가족이 함께 온천수에 몸을 녹이며 피로를 푸는 여행. 벌써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만약 상황이 허락한다면 1년 정도 북유럽에서 노년을 보낼 예정이다.

 

*밝은 세상을 꿈꾸는 겜블러의 모험*

아슬란 : 가명, 35세, 타고난 게임 능력을 갖춘 회사원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50대 여행의 포문을 열어줄 곳은 바로 미국 라스베이 거스! 몇 년 전부터 반년에 한 번씩 ‘강원랜드’에 가서 소량의 게임을 하고 있다. 우연히 관광차 방문했다가 시작한 여가로 다행히 잃은 적이 없다. 10만 원 이상 쓰지 않는 다는 철칙 아래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카지노에서딴 돈은 생필품을 사고 남은 돈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기부 중이다. 물론 쉽게 얻은 돈은 아니지만 왠지 그래야 하늘이 나를 돕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카지노가 밀집한 라스베이거스에서 그간 쌓아온 ‘운’을 시험해보고 싶다.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이순의 나이엔 마카오로 정했다. 그곳에 가족들과 떠나 카지노를 통해 여행 경비를 벌고 아시아(중국, 일본) 투어를 할 계획이다. 어릴 적 영화 속 멋진 겜블러를 보며 약간의 환상이 생겼는지 몰라도 남몰래 이런 꿈 하나 정도는 키워야 세상을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이미 라스베 이거스도 정복했으니 그곳도 쉽게 섭렵할 것 같다.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다시 돌아온 라스베이거스, 이때는 홀로 멋진 슈트를 입고 방문해 오롯이 게임만 즐길 것이다. 사실 지금도 합법적인 카지노 게임이 옳은 취미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러나 70대가 된 시점이면 돈을 따며 얻는 쾌감 이상의 ‘교훈’을 얻을 것 같다. 이후 그동안 번 돈으로 아프 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다. 직접 방문해 후원금을 건네는 형식의 봉사로 내 역량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
누군가는 게임 베팅으로 얻은 돈으로 여행과 봉사활동을 하는 행동을 비웃을지 모르지만 모든 이의 버킷리스트가 똑같을 순 없다. 내겐 일관적인 목적과 이로 인해 얻는 무언가를 사회에 돌려주고 싶은 핵심이 있다. 이걸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

 

* 주변의 감사함을 보답하는 여정 *

유재상 : 34세, 와이프와의 여행이 인생의 행복인 애처가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50대가 되면 가족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 얼마 전 이곳을 취재한 친구의 기사를 읽고 아내와 노후에 떠나기로 약속했다. 식사부터 쇼핑, 다양한 엔터테 인먼트로 가득해 힘들이지 않고 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수 있는 편리함. 나만의 계획도 세웠다. 6개월간 세계의 반을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을 택해 그동안 구입한 옷가지를 챙겨 하루에 두 번씩 옷을 갈아입으며 멋을 뽐낼 예정이 다. 동양인의 ‘간지’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애국심! 멋있지 아니한가?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친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나이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를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워야 할 60대. 그래서 초등학교 때 떠난 수학여행지인 경주 불국사로 주변의 친구 들을 한데 모아 2박 3일간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그들과의 추억이 잊히는 기억이 된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그 소중한 기억이 소멸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새로운 기억을 공유해 영원히 시들지 않는 우정을 이어가고 싶다.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달로 떠나는 우주선 여행이 아마 보급됐을 것 같다.
지금부터 꿈꿔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어린 시절부터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우주를 동경했다. 그래서 제아무리 비용이 크게 들어도 우주로 떠나고 싶다.
깜깜한 우주 속에서 바라본 작은 지구의 모습. 그곳에서 지난날을 복기하면서 ‘그래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해 행복한 삶이었지’라고 말하는 여유, 암흑 속에 바늘구멍처럼 작은 지구를 바라보면 그동안의 삶이 어떻게 해석될지 무척 궁금할 것 같다.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로맨틱 투어 *

김미리 : 39세, 문화를 즐기는 패션 홍보대행사 본부장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11년 뒤면 내 나이도 어느덧 50에 접어들며 부모님의 연세가 80세를 훌쩍 넘는다. 4녀 중 막내딸로 부모님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온 탓에 나이가 들수록 그사랑에 대한 보답을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만 떠나는 여행으로 전하고 싶다. 그동안 자식을 위해 돈 버느라 고생하고 외환위기 시절 가정환경이 어려워졌어도 피곤한 기색 없이 뒷바라지해준 헌신. 아직 여행지는 정해놓지 않았지만 50대가 되자마자 첫 번째로 실행할 계획이다.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20대 때 다녀온 이탈리아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지 다. 백발의 카리스마 넘치는 멋스러운 중년 여성부터 몸에 딱 맞는 슈트를 입고 다니는 신사들이 넘쳐나는 국가! 60대의 나도 그들처럼 잔뜩 멋을 부린 채 나폴리 카프리섬에 가서 바람에 휘날리는 멋스러운 스카프를 무심 하게 목에 걸친 채 섬에 들어가는 배에 오를 것이다. 이처럼 이탈리아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얼마 뒤면 한국에 도착할 자신에게 편지도 써서 부치는 낭만적인 행동도 버킷 리스트에 챙겨뒀다.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어느 순간부터 두 살 터울의 언니들이 인생의 가장 친한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그래서 큰 언니가 80대가 되기 전 국내를 중심으로 테마를 잡아 여름 내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여자 넷이 다니는 ‘전국 맛집 투어, 찜질방 투어’ 등 벌써부터 이 계획은 준비됐다. 중간중간 게스트로 사촌들도 모아 유년 시절 시골 할머니 댁에서 알콩달콩 놀았던 추억도 되새길 테다!

 

* 여행을 통해 확인하는 가족의 소중함 *

신승찬 : 35세,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전직 연구원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50대가 아니라 지금부터 실현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바로 부모님과 떠나는 제주도 여행이다. 내가 그 나이가 되면 부모님이 많이 연로하셔서 정말 어쩌면 마지막 가족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예전만큼 체력이 좋지 않기에 비행 거리도 짧고 렌터카로 관광할 수 있는 제주도가 최고의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 가서 부모님이 즐겨 드시는 회와 각종 수산물을 사드리며 함께 자연풍경을 감상하는 효도 여행을 이루고 싶다.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30대 중반 연구소를 나와 재취업 시장에 도전한 나를 믿어준 아내를 위해 유럽으로 한 달 정도 여행을 떠날 것이다. 각자 정년퇴직 후 열심히 달려온 삶에 대한 보상을 누리는 뜻깊은 순간. 특히 즐겁거나 슬플 때마다 옆에서 응원해준 아내에게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안주 삼아 빈티지 와인을 마시며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어릴 적부터 브라질에 대해 동경이 컸다. 유교적인 국내와 달리 항상 당당하게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그들의 모습은 미디어를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열정이 전해 졌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많은 생각보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한 걸 깨닫고 있다. 그래서 자식과 손주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 어떤 꿈이든 가슴으로 품기보단 밖으로 표출하는 솔직한 남미의 정열을! 분명히 언젠가 내가 없이도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줄 깊고 강렬한 문화 충격 요법을 브라질 여행으로 느끼게 해줄 테다.

 

* 나를 탐구하는 사색 여행 *

이동찬 : 31세, 사색을 즐기는 패션 에디터

Q 1 5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100세 시대, 50대면 아직 청춘이다. 내 인생의 모토는한 살이라도 젊고 예쁠 때를 즐기는 거다. 50대에는 크로아티아를 가는 게 목표다.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단출한 옷가지와 트렁크 하나만 챙긴 채 몇 개월간 지내고 싶다. 배낭 하나 메고 유랑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오래 숙박할 수 있는 집을 하나 구해놓고 낮잠과 쇼핑을 즐기며 사는 것도 좋겠다! 주말에는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 거리 악단들의 음악소리에 몸을 맡기고 이웃들과 수다를 떨 것이다.

Q 2 6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2 엄마를 모시고 단둘이 여행을 가고 싶다. 가까이는 일본, 멀리는 남부 유럽이 좋겠다. 엄마와 나 둘 다천식이 있기 때문에 추운 나라는 질색이다. 어쩌면 마지막 일지도 모르는, 엄마와 보내는 오랜 시간. 자식만 바라보며 희생한 엄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 엄마가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다.

자식이 고생하며 번 돈이 아까워 한사코 받기를 거부하셨던 엄마는 그때도 여전히 아깝고 안타까워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동안 숨겨온 비밀들,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관해 모두 전하고 싶다. 또 나를 이렇게 잘 키워줘서 정말 고맙다고도.

Q 3 7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여행

3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이빗한 휴양지’로 알려진 세이 셸을 담아두고 있다. 세이셸은 광고 촬영을 위해 로케이션을 알아보던 중 알게 된 섬으로, 매혹적인 풍경 때문에 단박에 반해버린 곳이다. 이번 여행도 역시 혼자이지만 책을 여러 권 챙겨 가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닷 바람이 코를 간질이는 테라스에 앉아 명상하거나 책을 읽을 것이다.

유재기 사진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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