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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출 수 없는 존재감
너는 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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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감출 수 없는 존재감
너는 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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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상미
PHOTO 이효태


‘해남 우항리 공룡·익룡·새발자국 화석산지’(이하 우항리공룡화석지)는 세계 최대(익룡 발자국 크기와 개수 등), 세계 최초(공룡·익룡·물갈퀴새발자국 동일 지층), 아시아 최초(익룡·절지동물 화석)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곳이다.




세계적인 고생물 화석지를 만나는 우항리

그 시작은 우연 같은 운명이었다. 목포와 화원반도를 연결하는 금호방조제를 건설하기 위해 해안에 둑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해수면이 낮아지며 바다에 잠겨 있던, 공룡 발자국이 무성한 해안지역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던 익룡, 지축을 흔들며 뛰어다닌 공룡! 그들의 발자국과 화석이 속속 발견되었다.


1996~1998년 전남대학교 허민 교수 연구팀이 우항리공룡화석지 발굴작업을 한 결과 새 발자국 1000여 점, 공룡 발자국 500여 점, 익룡 발자국 400여 점이 발견됐으며, 시기는 중생대 백악기(중생대는 오래된 순서부터 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 3기로 구분), 당시 거대한 호수를 낀 육지였음이 밝혀졌다. 인류의 역사가 강을 따라 번성했듯, 우항리 일대에도 물을 마시러 다양한 공룡이 머문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우항리공룡화석지는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고생물 화석지로 주목받는다. 다수의 고생물 흔적이 발견된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의 발자국과 가장 긴 보행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두 종류의 물갈퀴 새 발자국, 아시아 최초의 익룡 발자국(해남이크누스 우항리엔시스)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동일 지층에서 익룡과 새가 같은 서식지를 공유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최초의 사례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07년 일대에 해남공룡박물관이 개관해 우항리공룡화석지에 대한 지식을 좀 더 가깝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실내 전시실에는 크기 9~14m, 체중 1톤이 넘는 육식 공룡 알로사우루스 진품 화석 등 4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야외 화석지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공룡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공간은 조각류 공룡관, 익룡·조류관, 대형초식공룡 발자국 보호각 등의 야외 전시관이다. 두 발로 걷던 조각류 공룡의 발자국 화석 263점을 만날 수 있는 조각류 공룡관은 서해가 앞마당처럼 펼쳐진 곳에 자리한다.



달마고도를 따라 해남을 탐하다
해남에는 이름난 명산과 사찰이 있는데, 깊고 깊은 산속에 있는지라 트레킹 코스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미황사를 시작점으로 달마고도 걷기길을 완주하면 인증서·메달·배지 3종 세트가 주어지는데, 지난 2020년 완주 인증제가 시작된 이후 누적 완주자 수가 2만4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육지, 가장 남쪽에 자리한 사찰인 미황사는 통일신라 경덕왕 8년(749)에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기까지 12암자를 거느릴 만큼 대사찰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정유재란 때 대부분의 전각이 불타, 조선 후기 세 차례에 걸쳐 중창했다. 달마고도는 총 연장 17.74km로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 노시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 주능선 전체를 아우르는 걷기길이다.



크게 4개 코스로 출가길(2.71km), 수행길(4.37km), 고행길(5.63km), 해탈길(5.03km)로 이뤄지며 모두 사람의 손으로 길을 닦아 자연경관 그대로를 유지하고자 했다. 완주 인증과 무관하게 달마산 정상인 달마봉(489m)에 오르려면 미황사를 기점으로 문바우재 너머로 직행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폭신한 숲길에서 가파른 경사의 오르막길, 무수한 돌밭을 걷는 너덜겅지대와 하늘 가릴 듯 우거진 삼나무 숲을 지나면 달마고도가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리는 이유를 체득하게 된다. 무심히 올랐더니 어느새 주어진 풍경은 바닷바람, 산바람 넘실대는 해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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