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슈즈의 매력

지난해 발렌시아가에서 출시한 슈즈, 트리플S는 1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연일 품귀 현상을 일으킨다. 즉 돈이 있어도 못 산다, 럭셔리 슈즈의 매력은 무엇일까. 

 

 

100만 원으로 ‘쇼부’ 가능한 스몰 럭셔리

해체주의 디자인으로 큰 사랑을 받는 브랜드 베트멍과 리복의 스테디셀러 퓨리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슈즈.

2017년 가을 발렌시아가에서 출시한 트리플S는 발매 당시 94만 원이었다. 현재 그 제품을 구하려면 인터넷 중고 장터에서 최대 두 배 혹은 절반의 웃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희소성을 강조해 소량만 출시한 브랜드의 정책 덕도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전부터 러닝화와 농구화 그리고 트레킹화를 합쳐 놓은 듯한 투박한 스타일로 크게 호불호가 갈렸다. 그런데 전에 없던 트리플S의 스타일에 대중은 열광했다. 구찌, 프라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겐조나 아크네 스튜디오 같은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출시한 고가의 슈즈 역시 작년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왜 대중은 소모품인 슈즈에 이토록 열광할까?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를 강조한 대체재의 발견, 핸드백이나 브리프케이스처럼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과 비교해 슈즈의 매력이 부족하지 않음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루이뷔통의 경우 ‘3초 백’(길 가다가 3초에 한 번씩 루이비통의 제품을 본다는 의미)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흔했다. 상대적으로 남성 패션엔 강력한 한 방은 없었다. 그나마 세계적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이 이끈 디올 옴므의 스키니 진이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청바지 업계를 흔들어 놓았다. 오죽하면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 조차 디올 옴므의 스키니 진을 입기 위해 1년간 42㎏을 감량해 화제가 됐지만 마른 사람을 위한 옷이라는 한계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 대목에서 슈즈 열풍의 윤곽을 유추할 수 있다. 바로 체형과 관계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여성의 백이 인기 있던 이유는 체형을 고려하지 않고도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편리성이 컸다. 슈즈도 마찬가지.

지난해 구찌에서 출시한 슈즈. 탈착 및 교체가 가능한 입술 자수 장식을 덧대어 성별을 불문 하고 사랑받고 있다.

야식을 먹고 잔 다음 날에도 신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의 럭셔리 장르 매출 빅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3.1%에 머물던 30대 남성 고객 비율이 2017년에 이르자 무려 14.1%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고객 증가율은 5.1%에서 2.0%로 줄었다. 과거와 달리 자신을 꾸미는 그루밍족의 가치 소비 증가에 다른 제품보다 저렴한 슈즈가 그들의 레이더망에 잡혀 이뤄낸 결과. 장기화한 경기 불황일수록 작은 소비로 높은 만족감을 얻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이는 곧 삶을 사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트렌드세터들의 쇼핑엔 사회적 이슈까지 담겼다. 적당한 합의점을 갖춘 럭셔리 슈즈, 갈수록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스몰 럭셔리임은 분명하다.

 

 

유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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