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색의 유혹

독일 화가 파울 클레는 우리의 생각과 우주가 만나는 장소를 ‘색(色)’이라고 표현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색의 향연. 세계를 여행하면서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알록달록 물감을 뿌려놓은 이탈리아 부라노섬

낭만적인 물의 도시 베네치아. 118개의 섬과 400여 개의 다리로 이어진 베네치아의 수많은 섬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라노는 마을 전체를 밝고 경쾌한 파스텔 컬러로 꾸며 들어서는 순간 동화책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한때 고기잡이배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집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강렬한 원색을 칠한 것이 이제는 여행객을 불러들이는 알짜배기 원동력이 되었다. 모네의 팔레트처럼 색으로 요동치는 집과 골목, 여기에 햇살에 반짝이는 운하까지 더해지면 그 아름다움은 가히 압도적이다.

HOW TO GO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베네치아까지 경유 1회를 포함해 12~13시간이 소요되고, 베네치아 선착장에서 바포레토 수상버스를 타고 부라노섬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사막 위 블루시티, 인도 조드푸르

125m의 절벽 위에 세워진 메헤랑가르성에서 바라보는 도시는 온통 푸른빛이다.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공유와 임수정의 로맨스가 모락 모락 피어났던 조드푸르. 아름다운 블루시티의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었다. 시바 신의 상징이자 인도 카스트 제도에서 최상층 계급인 브라만의 권위를 나타내는 파란색을 자신의 건물에 칠함으로써 일반 계급의 사람과 차별화되고자 했던 것. 다행히 신분 제도가 폐지되어 이제는 이국적인 푸른 빛깔 자체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다.

HOW TO GO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직항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델리까지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델리에서 조드푸르까지는 기차로 약 11시간, 비행기(에어인디아)로 약 1시간 걸린다.

 

장밋빛 붉은 도시, 요르단 페트라

요르단 남서부 사막지대의 해발 950m 고원, 기원전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이자 거대하고 붉은 모래바위 산에 세워진 도시 페트라. 좁고 깊은 협곡을 들어가야 모습을 드러내는 알카즈네 신전과 수도원은 여전히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고, 수직 절벽의 사암을 깎아 만들어 전체적으로 붉은 빛깔이 감싼다. 특히 야간 투어를 신청하면 쏟아지는 별빛 아래 호롱불로 밝힌 신비로운 알카즈네 신전을 감상할 수 있다.

HOW TO GO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대한항공 등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암만까지 경유 1회를 포함해 14~17시간이 소요된다. 암만에서 페트라까지 약 3시간 거리로 제트버스와 미니버스, 택시 등으로 이동 가능하다.

 

층층이 내려앉은 초록빛, 베트남 사파

베트남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사파. 해발 1650m에 위치한 산악지대 마을로 인도차이나의 지붕으로 불리는 판시판산에 둘러싸여 있고, 흐몽족, 짜오족, 타이족 등 소수 민족이 각자 고유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간다. 사파의 대표적인 투어는 산중턱의 척박한 땅을 개간해 만든 계단식 논과 소수 민족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깟깟마을 트레킹. 물 흐르듯 곡선을 이루며 펼쳐지는 초록빛 논은 소수 민족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임을 알기에 더 경이롭고 아름답게 여겨진다.

HOW TO GO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베트남항공 직항을 이용하면 하노이까지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하노이에서 사파까지 슬리핑 버스를 이용하면 5~6시간, 기차를 이용하면 8~9시간 걸린다.

 

걷고 또 걷고 싶은 등나무 꽃터널, 일본 기타큐슈

라벤더 꽃이 땅에서 솟아오른다면 등나무 꽃은 하늘에서 내려온다. 2015년 미국 CNN 선정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31선’에 등록된 가와치 후지엔은 개인 소유의 정원으로 매년 4~5월에 보랏빛 꽃망울을 터뜨린다. 총 면적 6000㎡로 22개 품종, 150여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고, 총 길이 80m, 110m의 2개 등나무 꽃터널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HOW TO GO
대한항공과 진에어 직항을 이용하면 기타큐슈 공항까지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기타큐슈의 JR고쿠라역에서 JR야하타역까지 15분을 이동한 후, JR야하타역에서 가와치 후지엔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로 갈아탄다. 입장료는 개화 시기에 따라 500~1500엔.

 

보랏빛 라벤더 향기가 출렁이는 프랑스 발렝솔

남프랑스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프로방스 라벤더 로드. 일 년에 딱 한 번, 6~8월 사이에 펼쳐지는 보랏빛 물결은 고르드, 뤼베롱 지역에서 시작되어 발렝솔, 소, 몽방투 지역으로 이어진다. 그중에서 발렝솔은 세계 최대의 라벤더 생산지로 끝없이 펼쳐지는 보랏빛 지평선을 바라보며 코끝을 간질이는 라벤더 향기에 취하기 딱 좋다. 매년 7월에는 흥겨운 라벤더 축제를 열어 여행객을 반긴다.

HOW TO GO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항공, KLM네덜란드항공 등을 이용하면 경유 1회를 포함해 마르세유공항까지 14~16시간이 소요되고, 마르세유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발렝솔까지 1시간 30분 거리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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