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에 입사한 걸 후회하고 있어요, 라는 사람

30대 중반의 공무원(지방 중소도시 군청 근무) J씨는 얼마 전 일생일대의 과제에 도전했다. “오디션 힙합 방송의 서류 전형에 합격해 서울로 1차 예선을 보러 간다. 월급도 넉넉지 않고 무엇보다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하던 차에 어릴 적 꿈꿔온 래퍼가 되고 싶어 지원했다”라면서 오디션에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성인 남녀 2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일 만큼 인기 직업이 공무원이다. 안정된 직장을 두고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는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내가 치열한 오디션을 거치며 방송에 나올 거라 기대하지 않지만,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는 상상을 하며 가사를 쓰고 노래를 녹음하는 과정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자는 합격 여부를 묻지 않았다. 그는 이 여흥을 누릴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취업 포털 잡코리아는 직장인 511명을 대상으로 ‘직무 선택을 후회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설문을 했다. 무려 응답자의 68.5%가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놀랄 일은 아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살펴도 쉽사리 자신의 회사에 만족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후회하고 있다는 응답자에게 현재 직무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사하니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수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적성과 다른 일을 하며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직마저 쉽지 않은 취업 빙하기가 도래한 만큼 갈수록 본인이 원하는 직무와 직장을 갖기란 하늘의 별 따기 처럼 어려워졌다.

직무 고민은 30·40대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미래를 이끌 20대는 심각한 취업난에 치여 적성은 고사하고 취업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졸업후 무용 강사로 지낸 정현진 씨(29)는 지난해 전공과 무관한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예체능만 공부해 경제학을 잘해낼 수 있을지 부담도 컸지만, 더 늦기 전에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유학을 결심한 이유는 ‘적성’ 때문이다. “학창시절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 신문과 책을 통해 틈틈이 지식을 쌓았다. 더 늦기 전에 내가 해보고 싶은 일로 성공하고 싶다.” 20대가 가진 무기는 패기지만 현실과 마주한 30·40대는 다르다. 자신의 적성과 커리어를 기반으로 남다른 ‘기백’을 펼쳐야만 위험도 줄이고 젊은이 들의 패기와 견줄 수 있다.

 

 

유재기 사진 엠넷

 

 

SRT매거진 페이스북으로 이동

SRT매거진 인스타그램으로 이동

SHAR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