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주’의 시선으로 경주 여행

스크린 속 경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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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한 영화 <경주>, 하루라는 시간 동안 좀처럼 속내를 알기 힘든 주인공 최현의 시선을 따라 경주를 여행한다. 영화는 장률 감독의 실제 기억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섞어 만들었다. 중국 출신의 감독이 경주라는 도시를 처음 방문해 느꼈던 감정, 찻집에서의 추억, 벽에 그려진 춘화 한 장, 퍼즐처럼 흩어졌던 기억은 영화 속 최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맞춰진다.

 

찻집, 능포다원

박해일이 연기한 최현은 지인의 장례식을 방문한 후 7년 전 기억을 쫓아 경주로 오고, 곧장 찻집을 찾아간다. 영화 속 찻집으로 나온 아리솔은 사라졌다. 영화가 개봉된 후 밀려오는 관광객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문을 닫고 만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에 많은 아이디어를 준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능포다원. 김호연 교수와 부인 이일순 씨가 운영하는 전통 찻집이다. 실제로 영화 초반에는 이곳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지만 이웃집 공사로 소음이 심해 부득이하게 촬영을 포기해야 했다. 영화의 소재 중 하나인 그림 ‘춘화’의 실제 작가인 김호연 교수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주인장은 차를 우려내고, 다예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차에 대한 설명을 풀어놓는다. 이곳 황차는 두 종류로 직접 개발한 홍삼황차와 도라지황차가 있다. 여기에 김부각, 생강절편, 백 가지 재료를 발효시킨 백초를 곁들이면 차의 풍미는 더욱 깊어진다.

 

봉황대와 노서리

능포다원에서 나오면 봉황대가 있는 노동리 고분군과 노서리 고분군이 이어진다. 등장인물 최현, 윤희 그리고 영민, 세 사람이 서로를 향한 미묘한 감정을 숨긴 채 취중 심야 산책을 하던 바로 그 길 말이다. 봉황대는 노동리의 상징과도 같다. 거대한 무덤 위로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나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살던 별처럼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에 반해 노서리는 크고 작은 무덤이 10여 기 이어져 올록볼록 겹쳐지는 모양새가 아름답다. 참고로 능 앞에는 ‘올라가지 마시오’라는 작은 표지판이 있다. 영화 주인공을 따라 하려는 마음으로 능에 오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

 

보문호

주인공 최현이 옛 연인에게 들은 과거 이야기에 복잡해진 마음을 달래려 들른 보문호. 가로수마다 조명이 설치되어 낮부터 밤까지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아진 이곳에서 내친김에 세계문화엑스포공원까지 가본다.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실물 크기로 음각화한 높이 82m의 건물로 최고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장관이다. 끝이 없어 보이던 보문호도 한눈에 들어온다.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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