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여는 예술의 힘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간.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예술의 흐름을 바꾼다.

 

▲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프랙탈 거북선>

대전 만년동 둔산대공원 일대가 가족나들이를 나선 시민과 소풍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꽃피는 봄이니 당연한 일. 초록 내음 뿜어내는 한밭수목원이 중심에 있고, 대전 예술의 전당, 이응노미술관, 대전시 립연정국악원, 대전시립미술관이 하나의 거대한 문화예술공간을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어린아이들의 웃음이 깔깔깔 터지는 곳은 항상 대전시립미술관 앞 분수공원이다. 시시각각 춤을 추는 분수대 물줄기가 바람을 타고 아이들에게 물싸움을 걸어오니 아이들도 신이 나서 반격에 나선다. 햇살 쏟아지던 그날도 그랬다. 아이들은 물줄기를 쫓아 분수공원을 뛰어다니고 잔디공원의 거대한 조각작품 사이를 누비며 봄을 한껏 즐긴다.

▲설치미술가 안성금의 작품 <현미경, 망원경>

홍예슬 학예연구사가 소개하는 대전시립미술관은 도심 속 쉼터 그 자체다. 1998년 봄에 개관해 올해로 21주년, 이제는 대전 지역 작가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간이 되었다. 규모도 제법 크다. 면적 2만800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총 5개 전시실과 수장고, 자료실, 강당 등을 갖췄다. 특히 예술 관련 서적 2만 2000여 권이 소장된 자료실 글벗누리는 대전·충청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미술정보의 메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의 2019년 전시일정이 꽤 빡빡하다. 청년작가지원전 <넥스트코드 2019>에 이어 어린이미술 특별전 <스르륵 美↔來>, 한국현대미술전 <한국화>(가제), 이동훈 미술상, 세계유명미술특별전 등이 쉴 틈 없이 펼쳐진다. 전시는 총 9명의 학예 연구사가 번갈아가며 기획하는데, 홍예슬 학예연 구사는 봄을 이끄는 청년작가지원전 <넥스트코드 2019>를 맡았다.

▲휴먼 케이지, 목재, 2019년, 박용화

“청년작가지원전은 1999년 ‘전환의 봄’이라는 이름 으로 시작해 2008년 ‘넥스트코드’로 이어졌고, 올해까지 21년 동안 132명의 대전 지역 작가를 발굴했습니다. 저는 2017년부터 이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 새로운 작가와 만날 수 있어 신선해요.”

▲야산 불꽃, oil on canvas, 227×363cm, 2017년, 장재민

올해는 김재연, 노상희, 박승만, 박용화, 이윤희, 이재석, 장재민 등 총 7인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이때 부터 홍예슬 학예연구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작가의 작품을 하나의 시각 코드로 보여주기 위해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넥스트코드 2019>는 ‘아스팔트 위의 산책자’라는 부제를 달았다. 19세기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가 <현 대적 삶의 화가>에서 언급한 산책자*처럼 이번 전시도 ‘대전’이라는 도시의 지역적 연결고리 속에서 동시대 도시-사회의 구조와 단면을 작가들만의 시선 으로 풀어내고 있다.

▲박주가리 씨앗, pigment print, 100×125cm, 2016-2017년, 김재연

 

“대학에서는 한국미술사, 조선시대 회화사를 공부했습니다. 과거의 미술을 다루다 보니 어찌 보면 일방적인 책과의 대화를 나눴다고도 할 수 있죠. 대전시립 미술관의 학예연구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동시대 예술을 다루기 시작했어요. 이번 전시만 해도 그래요. 작가들과 소통하며 생동감 있는 피드백을 받을수 있어 훨씬 살아 있는 예술을 즐기는 기분이에요.”

▲인간의 형상, acrylic on canvas, 116.9×91cm, 2018년, 이재석

대전시립미술관은 과학의 도시, 미래의 도시인 ‘대전’과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다. 지역 정체성에 맞게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매년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실험작품을 소개하는 것도 새로운 예술 흐름을 제시하기 위한 대전시립미술관의 시도. 덕분에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예술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Comforter, digital C-print, 56×84cm, 2015년, 박승만

 

NEXT CODE 2019

대전·충남 지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넥스트코드 2019>는 김재연, 노상희, 박승만, 박용화, 이윤희, 이재석, 장재민 등 총 7인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1부산, 나무, 강은 김재연·장재민 작가가 자연과 풍경을 소재로 늘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미처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에 시선을 둔다. 2부 동물원과 군대는 박용화·이재석 작가가 각각 동물성과 인간성, 신체성, 사물성이라는 양가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회화 및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3부 디지털 판옵티콘은 노상희 작가가 회화, 드로잉,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시스템 속 미시 세계를 구현한다. 마지막으로 4부 현실과 비현실은 박승만·이윤희 작가가 각각 사진과 도예라는 매체를 활용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모호한 실재성을 선보인다. 작가가 ‘아스팔트 위의 산책자’인 것처럼 관객도 산책자가 되어 작품을 감상하길 바란다.

|4월 9일~5월 19일|성인 500원, 학생 300원|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042-270-7331|

 

대전에서 놓치지 마세요
큐레이터’s PICK

 

  •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이응노미술관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고암 이응노 화백 (1904~1989)의 삶과 예술활동을 재조명하고, 그의 예술세 계를 연구하는 미술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설계한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총 4개 전시실을 갖췄다. 오는 6월 30일까지 이응노의 드로잉과 스케치 작품 120점을 소개하는 <이응노, 드로잉의 기술> 전시회가 펼쳐진다.

|10:00~18:00|성인 500원, 어린이·청소년 300원|대전 서구 둔산대로 157|042-611-9800|

 

  • 봄내음 가득한 초록빛 한밭수목원

대전 둔산대공원에 자리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심 속 수목원. 37만1000㎡의 인공 구릉지에 암석원, 장미원, 허브원, 목단원, 습지원 등 다양한 테마의 볼거리가 있고, 목본류 1105종, 초본류 682종 등 총 1787종의 식물자원이 자란다. 맹그로브원, 야자원, 열대 화목원, 열대우림원의 4개 주제원으로 구성된 열대식물원도 사계절 내내 볼만하다.

|6:00~21:00|무료|대전 서구 둔산대로 169|042-270-8452|

 

  • 비스포크 BESPOKE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는 이태원씨가 2014년에 오픈한 비스포크. 1층은 카페, 2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 중이 고, 시기별로 플라워 레슨도 진행한다. 호텔 라운지 콘셉트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널찍한 공간, 격식을 갖춘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잘 대접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서양요리를 기본으로 하고, 빵과 쿠키, 아이스크림 등을 직접 만들어 비스 포크만의 경쟁력을 살렸다.

|11:00~23:00|월요일 휴무|메인요리 3만2000~7만3000원, 샐러드·리소토·파스타 1만7000~2만4000원, 디저트 6500~8000원, 커피 및 음료 3000~7000원|대전 서구 대덕대로 398|042-487-0066|

김정원 사진 오진민 작품사진제공 대전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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