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에 문을 연 강릉오죽한옥마을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사랑받는 어여쁜 공간이다. 오죽헌 바로 옆자리에 위치하며 선교장과 경포생태저류지, 경포호와 초당마을, 강릉역과 원도심, 어느 쪽이든 멀지 않 아서 강릉 여행의 거점으로 삼기에도 좋다. 마을 안에는 아늑 한 정자와 작은 연못, 정겨운 장독대와 여러 채의 한옥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곡선미가 느껴지는 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향하면 공동 취사동인데, 너른 마당에서 전통 가배 체험이 이뤄진다. 불 위에서 원두를 볶고, 볶은 원두를 부채로 식히고, 곱게 간 원두에 물을 부어서 커피를 내리거나 드립백에 담아 밀봉하는 모든 과정은 하나하나 흥미롭다. 한옥에서 음미하는 ‘가배’는 그 어떤 카페의 커피보다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전통 문화체험관 처세재에서는 근사한 다과상을 맛볼 수 있는 ‘차(茶) 맡김차림’도 경험할 수 있으니 여행 시 참고하자. 
 

정강원은 최규하,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조정강 선생이 설립한 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다. 한식교육시설, 음식·한복 박물관, 발효실 등까지 갖춘 곳으로 음식은 물론 우리 전통문화를 두루 경험할 수 있다. 직접 담근 장류와 장아찌가 담긴 700여 개의 장독이 늘어선 모습은 정강원의 상징이다. 햇살이 가득한 장독 사이를 걸으면 콤콤한 듯, 입맛이 도는 냄새가 전해진다. 숙박 고객에게는 ‘명품 황탯국 조식 세트’가 제공되는데, 따끈하고 시원한 황탯국 한 그릇과 제철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정갈한 반찬이 아침부터 입맛을 돋운다. 장독대와 산과 하늘이 만든 근사한 풍경을 감상하며 먹는 아침밥은 가히 보약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전통의 맛, 발효음식 배추김치 담그기’ 체험도 눈여겨보자. 평창을 대표하는 고랭지 배추로 한국 전통음식을 대표하는 김치를 담그고 포장까지 해 가져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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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매듭의 미학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 5번 출구에서 3분만 걸으면 우뚝 솟은 건물들 사이로 9동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부천한옥체험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규모 가 아담하지만,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한옥에서 하룻밤을 머물기에는 전혀 부족 함이 없는 어엿한 ‘한옥마을’이다. 가정에서 직접 만든 전통 가양주 만들기부터 쫀득쫀득한 인절미를 맛보는 떡메 체험, 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곽홍찬 보유자와 함께 하 는 별자리 조각 체험, 보자기를 이용한 보자기 아트 ‘매듭의 철학’ 등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그중 칠보공예체험이 인기인데, 동판에 유색광물을 원하는 위치에 올리고 열을 가해 무늬를 장식한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열의 온도나 광물의 크기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장신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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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예술을 
잇는 잊음
 서피랑 마을 안쪽, 정겨운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아늑한 정원과 깊게 내려앉은 지붕을 지닌 고택, 잊음이 나타난다. 박경리 작가의 대표 작품인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인 하동 집이 한옥스테이 잊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잊음은 하동집의 사랑채 격으로 그 안에는 통영에서 활동하는 장인, 예술가들이 작업한 가구와 소품들이 멋스럽게 배치되어 있다. 잊음은 작가의 고향인 통영 향토음식을 통영 소반에 담아 조식을 제공하는 데 차림새와 맛이 정갈해 눈과 입이 즐겁다. 통영의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잊음의 자랑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 두석장 보유자 고월 김극천 장인의 이수자인 김진환 장인의 지도로 나만의 키링을 만들어볼 수 있다. 네모로 절단된 쇠판 을 직접 톱으로 자르고 끈기 있게 다듬다 보면 어느새 화려한 모양의 키링이 손에 쥐어진다.
 

< 시의전서> 가 빚은 
전통음식 한 상
 낙동강과 백두대간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고즈넉한 풍경 속에 ‘푸실’이 있다. 푸실은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푸실은 사단법인 시의전서전통음식연구회의 대표, 노명희·한옥주 가족이 사는 집이다. 노명희 대표는 1800년대 발간된 것으로 추정하는 조리서 <시의전서>를 연구하고 있다. 400종이 넘는 전통음식을 다룬 고조리서에는 비빔밥의 원류인 ‘골동반’이 ‘부빔밥’으로, 양반가나 왕실에서 먹던 1인 밥상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푸실은 <시의전서>에 수록된 전통음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 다. 뭉치구이와 죽순 들깨 찜, 일과 등등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해 구현한 전통음식을 한 상 차림으로 맛볼 수 있으며, 상주 지역의 특산물인 곶감을 넣어 달콤함을 가미한 약고추장을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시의전서>에 각 음식이 어떻게 소개되었는지 설명을 듣는 것도 프로그램의 묘미다. 체험 후에는 앞마당에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들차 세트를 제공하니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자. 
 

클래식은 영원한 것 
고택이
들려주는 음악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매력적인 한옥을 만나보자. 클래식고택은 영화 <건축학개론> 속 주인공들이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했던 장소로 ㈜리한컬쳐에 의해 독채 한옥호텔로 탄생했다. 둘도 셋도 없는 한옥의 멋을 보여주는 클래식고택은 기존 집의 창틀, 문짝, 문고리 하나 버리지 않고 활용해 더욱 독특한 멋을 드러내며, 다른 한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다락과 야외에 자쿠지까지 마련해 럭셔리함도 갖췄다. 휴양과 미학의 공간을 추구하며 지난봄에는 첫 고택 음악회였던 ‘K 영화 음악개론’ 공연이 열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인장의 말에 따르면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한옥에서 열렸을 때의 관객 반응이 참 다르다고. 여기에 공연에 포함된 보자기 도시락은 통인시장표 구절판과 식혜를 담아 큰 사랑을 받았다. 한옥의 가능성을 재발견한 클래식고택은 7개의 시리즈를 추가 기획해 더 많은 사람과 한옥으로, 음악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꽃에 취하는 
이화당의 밤
 꽃향기가 은은하게 흐르는 곳… 배밭이 펼쳐진 나주의 한 구릉지에 자리를 잡은 이화당은 전 통한옥의 멋이 곳곳에 배어 있다. 누마루 아래에는 아궁이를 설치해 뜨끈한 온돌을 경험할 수 있고, 완벽한 겹처마 구조를 이룬 누마루의 지붕은 아름답다. 한옥 주변에는 돌로 만든 조형물과 소나무로 무게감을 드리우고, 백일홍, 호랑가시나무, 모과나무 등 꽃나무를 식재해 화려 함을 더했다. 이화당은 건축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었다. 종이로 만든 장판, 황토로 쌓은 벽이 그렇다. 심신을 달래기 위한, 힐링을 위한 최고의 선택은 이화당이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과도 맥을 같이한다. 일행과 함께 차담을 나눌 수 있도록 다식을 제공하며, 다양한 꽃차는 눈까지 즐겁게 한다. 옹기에 따뜻한 물을 담고 꽃잎을 띄워 즐기는 족욕 프로그램, 미니 절구통에 원두를 빻아 직접 커피도 내려 마실 수 있으니 소소한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자. 
 

모던 한옥과 
떡살 비누
 전북 남원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광한루원 앞에 자리한 스테이리운은 남녀노소 누구나 한옥을 좀 더 매력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젊은 고객들은 기꺼이 한옥을 체험하고 얻은 경험을 타인과 공유한다. 그만 큼 스테이리운은 인스타그래머블 하다. 모든 면이 유리창으로 이뤄져 실내이지만 외부에 있는 것 같고, 외부에 있지만 실내와 연결되어 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한옥의 뜻을 잇는 것이다. 스테이리운에서는 전통 간식인 약과와 미숫가루 등의 웰컴푸드를 맛보고, 가족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비누만들기 체험 프 로 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작은 손으로 조물조물 반죽한 비누를 떡살에 찍어내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 되고, 각자 집까지 가져가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 또한 높다. 한옥에서 가까운 화인당에서 한복을 대여해 광원루에서 사진까지 남기면 남원에서의 추억만들기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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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지나도록 남는 
나만의 한지 작품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전통한지생활문화체험관(이하 대승한지마을)이 자리한다. 소양면은 한지의 주요 원료인 닥나무가 많이 자생한 데다 물, 기후, 장인까지 완벽한 박자를 맞추어 전통 한지로 으뜸가는 ‘전주 한지’의 시초이기도 하다. (1935년까지 소양면이 전주 군에 속해, ‘완주 한지’라 하지 않고, 전주 한지로 통칭해 부른다.) 대승한지마을은 ‘살기 좋은 마을 지역 만들기’ 공모 사업에 선정된 전국 유일의 전통한지테마마을로서 한옥에 머물며 전통 한지를 이용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지에 투과되는 은은하고 따뜻한 빛을 바라보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 명상용 한지 등 만들기부터 초지(종이뜨기) 체험도 특별하다. 닥풀이 풀린 물에 틀을 넣고 살살 흔들면 부드럽게 퍼지며 자리 잡는 한지의 매력에 금세 빠져든다. 여기에 색색의 꽃잎이나 낙엽을 넣고 글귀까지 적으면 천년이 지나도록 남을 나만의 한지 작품이 완성된다. 
 

정지용생가, 정지용문학관, 육영수생가, 옥천향교, 옥천사마소 등의 명소가 모여 있는 옥천 구읍에 지난 2020년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이 문을 열었다. 1만3118㎡의 너른 부지에 총 다섯 개 동의 한옥이 자리하며, 각 한옥은 커뮤니티센터와 체험동, 전시동, 숙박동으로 운영된다. 전통 문화체험관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나 체험이다. 전통 소반이나 누비 배자를 만드는 전문 강좌부터 다도, 오방색, 사물놀이 등을 다루는 학습 강좌도 눈에 띈다. 특별한 일정에만 열리는 체험도 있으니 여행 전 확인은 필수. 매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사찰음식을 배울 수 있는 ‘사찰음식 탐미 여행’ 강의가 열리고, 정월대보름, 단오, 추석, 동지 등 절기에 맞춰 음식·풍속을 즐기는 체험도 뜻깊은 경험이 된다. 보호자와 함께 어린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오란다강정, 옥천산 들깨로 만든 땅콩강정부터 공예 체험까지 우리 민족의 예술성에 빠져드는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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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2023 전통한옥 브랜드화 지원 사업’ 공모에 27개소가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자리한 유니크한 한옥과 체험 프로그램은 아래 QR코드에 접속해 더욱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