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우승보다 위대한 업적은
상품명 | 콩쿠르 우승보다 위대한 업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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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요약정보 | 피아니스트 임윤찬 |
EDITOR | 김은아 |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2022년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결선 무대를 들었다면 말이다. 그는 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신작 최고연주상, 청중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쓰며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의 에너지는 최근 발매한 음반 <베토벤, 윤이상, 바버>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앨범은 지난해 10월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의 광주시립교향악단 협연 실황을 담고 있다.
광주시향과 리코딩을 진행하게 된 배경은
2021년 홍석원 지휘자의 제안으로 광주시향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협연했다. 광주가 예향의 도시라고 들었기에 시향의 음악이 궁금했었고, 왠지 특별한 인연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으로 리허설을 함께하는데, 단원들이 그렇게 강렬한 감정으로 연주하는 것을 살면서 처음 봤다. 라흐마니노프가 생전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특별하게 생각했는데, 저에게는 광주시향이 그럴 것 같다.
베토벤 작품 중에서 ‘황제’를 고른 이유는
이상하게 이전에는 이 작품에 대해 애정이 생기지 않았다. 너무 화려하게만 들리고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인류가 큰 시련을 겪고, 나 역시 방 안에서만 연습하는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들은 ‘황제’는 달랐다. 베토벤이 꿈꾸는 어떤 유토피아, 혹은 그가 바라본 우주와 같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곡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꼭 광주시향과 함께 협연하고 싶었다.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실황 음원을 발매한 이유는
스튜디오에서는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압박 등으로 무난한 연주가 나올 수 있다. 반면 라이브 연주에서는 수많은 가능성이나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관객과 음악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음반으로 남는다는 것 또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와 라이브 리코딩이라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영광이다. 덕분에 솔로였으면 하지 못했을 음악적인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은
연주자는 음악을 듣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을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야 한다. 보육원이나 호스피스 병동 등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 연주하는 일이 진정한 피아니스트의 업적이라고 본다. 그분들에게 또 다른 우주를 열어주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처럼 미숙한 사람이 연주를 통해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 2021년에 임윤찬이 광주시향과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협연할 때는 10대의 엄청난 힘을 느꼈다. 이번에도 에너제틱한 ‘황제’를 기대했는데, 1년 만에 전혀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2악장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애절한 연주를 선보여서 놀랐다. 이렇듯 항상 변할 수 있는 다양한 색을 가진 피아니스트인데, 그 색이 모두 매력 있어서 천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 지휘자 홍석원
<베토벤, 윤이상, 바버>
임윤찬,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도이치 그라모폰 | 2022년 11월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