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따라 길 따라 제철음식 팔도유람

제법 바람이 쌀쌀한 11월, 뭘 좀 아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돈다.

 

 

  • 강화 대하

WHEN 9~12월

BEST 투명하고 윤기 나는 몸, 단단한 껍질

가을 전어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지만, 무릇 미식가라면 가을 대하(大蝦)를 먹고자 서해와 남해를 방랑할 것이다. 특히 인천 강화도의 대하는 임금님 수랏상에도 오를 만큼 예로부터 이름을 떨쳤다. 볼음도, 주문도, 석모도 등에서 새우가 많이 잡히기 때문. 오늘날에는 주문도 해안 일대 양식장에서 엄격한 수질관리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양식하는 ‘유기농 왕새우’로 더 유명하다. 지방 축적을 막고 불순물 배출을 촉진 하는 키토산이 듬뿍 들어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 자양강장 효과도 뛰어나 중국에서는 출장 가는 남편에게 먹이지 말라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PLUS 해가 지는 마을길

강화도 트레킹 코스 중 가장 걷기 무난하면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강화 나들길 4코스’를 걸어보자. ‘해가 지는 마을길’이란 별명답게 호젓한 숲길과 서해 특유의 어촌이 펼쳐진다.
건평나루에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는 횟집이 즐비하다.

-인천 강화군 양도면 건평리

 

  • 벌교 꼬막

WHEN 11월~3월

BEST 껍질이 깨지지 않고 물결무늬가 선명한 것

벌교에 가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뭐다? 바로 ‘주먹 자랑’이다. 벌교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힘이 센 비결은 꼬막이다. 벌교 앞바다인 여자만(汝自灣)은 모래가 없고 깨끗해 해양수산부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상태 좋은 갯벌’이라 꼽을 정도.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 겨우내 사랑받는 꼬막의 대부분이 벌교에서 채취된다. 불 조절과 손맛에 따라 같은 꼬막이라도 맛은 천양지 차인데, 벌교 사람들에게만 전수되는 비법이 있다나.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조개로 나뉘며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가장 고급인 피조개는 자연산보다 양식 산이 더 맛 좋고 국내산을 최고로 친다.

PLUS 벌교 보성여관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남도여관’으로 등장하는 근대문화유산. 벌교우체국, 벌교읍사무소, 금융조합 등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엮은 ‘태백산맥 문학거리’에 오늘도 문학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전남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19

 

  • 속초 도루묵

WHEN 11~12월

BEST 눌렀을 때탄력이 있고 어취가 없는 것

11~12월 속초에 가면 해안가 집 처마마다갓 잡은 싱싱한 도루묵이 실에 꿰여 매달려 있다. 이렇게 잘 말린 도루묵은 구이, 매운탕, 맑은탕, 찜 등으로 요리돼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오메가3가 갈치나 삼치, 임연수보다 많고 열량도 낮다. 원래 이름은 껍질이 나뭇결과 비슷하다 해서 ‘목어(木魚)’인데 일부 지역에서 ‘묵어’로 변형됐다. 선조가 피란길에 묵어를 너무 맛있게 먹고는 ‘은어 (銀魚)’로 명명했는데, 후에 다시 먹어보니그 맛이 아니어서 도로 묵으로 부르래서 ‘도루묵’이 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러나 도루묵이 영동지방에서 주로 잡히므로 선조 보다는 태조나 고려시대 임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PLUS 외옹치 바다향기로

올해 4월 개방된 명품 바닷길. 속초해수욕장에서 외옹치 항까지 이어지는 동안 기암괴석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속초에서 유일한 장승을 감상할 수 있다.

-강원 속초시 해오름로

 

 

  • 제주 대방어

WHEN 11월~2월

BEST 광택이 돌면서 눈이 투명한 것

방어가 모슬포 앞바다를 헤치고 나타날 무렵, 제주의 겨울이 시작된다. 방어 중에서 6㎏ 이상을 대방어로 치는데, 마라도 인근 에서 살아 있는 자리돔을 미끼로 낚시한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거센 조류를 헤치며 살기에 살이 차지고 단단하다. 대방어와 닮은 꼴로는 부시리(히라스)가 있는데, 위턱 끝에 각이 있으면 방어, 둥글면 부시리다. 최대 중량은 40kg 정도라 부위별로 먹는 재미가 상당하다. 주로 회로 먹으며 눈 옆 살은 쫄깃하고 배와 지느러미는 참치 뱃살과 비교될 만큼 고소하다. 제주에서는 다진 마늘과 매운 고추를 듬뿍 넣은 양념된장에 찍어먹는다. 젤라틴과 비타민D가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PLUS 모슬포

산방산과 송악산, 암초로 둘러싸인 모슬포는 조선시대엔 군사적 요충지였다. 바람과 바다가 워낙 거칠어 ‘못살 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건 옛말, 요즘엔 싱싱한 생선과 카페, 산책로가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매년 11월에 방어축제가 열릴 만큼 방어요리를 잘하는 맛집이 많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 포항 과메기

WHEN 11월~1월

BEST 통통하고 살이 단단한 것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포항 구룡포를 시작으로 해안도로마다 과메기를 말리기 바쁘다. 초장에 푹 찍은 과메기를 김에 싸서 배추에 얹고 미역, 마늘, 고추, 미나리, 쪽파 등을 올려 쌈 싸먹는 맛이란! 과메기는 소주와 궁합이 좋다. 아스파라긴 성분이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 1918년 소담집 <소천소지>에 따르면 옛날 한 선비가 바닷 길을 걷다 배가 고파 나뭇가지에 눈을 꿰어 적당히 말린 청어를 찢어 먹었는데, 이것이 과메기의 유래다. 눈 꿰인 생선이란 뜻의 ‘관 목어(貫目漁)’라 불리다 과메기로 변형됐다는 것. 본디 청어로만 만들다가 현재는 꽁치도 혼용한다.

PLUS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1883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조일통상장정’ 이후 일본인이 살았던 거리. 당시 요리점으로 운영하던 ‘후루사토야’는 내부 형태를 그대로 보존해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이현화 참고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한 숟갈> (박현진, 책들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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