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5, 온천장 천천로드

창문이 열리는 케이블카를 탔다. 신호등 색깔의 알사탕이 먹고 싶어졌다. 1995년 소풍날이 자꾸만 떠오르던 동네는 부산 동래온천의 명성만큼 인심도 뜨뜻하기 그지없었다.

 

▲온천장 천천로드

 

< 금강공원 >

▲온천장 천천로드 , 금강공원 케이블 카

이보다 더 레트로할 수 있을까. 1260m. 한때 우리나라 최장 케이블카였던 금강공원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랐다. 미세먼지만 없었다면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등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1966년 개통하고 딱 한 번 교체한 차체는 1995년생. 디자인도 근사한데 창문까지 열려 홀딱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정상에는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작은 음식점과 옥상카페, 전망대가 있다. 딱 그 옛날 민트색 간이 파라솔에 앉아 칠성사이다를 한 모금 마셨다. 캬. 바로 이 맛이야!

금정산케이블카10:00~18:00 대인 8000원·소인 5000원(왕복 기준)부산 동래구 우장춘로 155051-860-7880

 

### Must Do It!

① 금강식물원

▲온천장 천천로드 , 금강식물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식물원. 1969년에 성창기업 정태성 회장이 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문을 열었다. 역시나 레트로 정서가 만만치 않아 셀프 웨딩 촬영지로 핫하다. 입장권마저도 핫하다. 1960년대에 찍어둔 그것임이 틀림없다.

08:30~17:30어른 1000원·어린이 500원부산 금정구 장전 2동 산43-1051-582-3284

 

② 일성랜드

▲온천장 천천로드 , 일성랜드

바이킹도 있고 회전컵도 있고 롤러코스터도 있다. 동물원도 놀이공원도 있어 매일 북적이던 금강공원 전성기의 마지막 흔적이다. 작은 매표소에 지폐를 내밀고 제법 오랫동안 바이킹을 전세 내고 탔다. “바이킹 지금 출발합니다.” 할아버지가 오직 나를 위해 안내방송도 해줬다.

소인 4000원·중고생 5000원· 대인 5000원

③ 부산해양사자연박물관

▲온천장 천천로드 , 부산해양사자연박물관

바다 근처에 있을 것 같은 해양자연사박물관이 산 밑에 있다. 살짝 오래된 맛은 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단체 어린이 관람객이 없을 땐 한산해서 악어도, 거북이도, 개복치 모형도 내키는대로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9:00~18:00 (월요일 휴관)무료부산 동래구 우장춘로 175051-553-4944

 

<동래온천>

▲온천장 천천로드 , 동래온천

다리 다친 학과 절름발이 할머니를 낫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동래온천. 683년에 신라 재상이 입욕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진다. 조선 시대에는 풍류 좀 알던 양녕대군이 즐겨 찾았고, 일제강점기에 ‘온천장’이라 불리며 현대식으로 개발됐다. 얼마나 인기였는지 1915년 부산부에서 동래군까지 가는 부산전차가 개통됐는데, 두 눈에 전구가 있는 고바우 할아버지상이 종점에서 저녁에도 불을 밝혔다고 한다. 한복 두루마기에 중절모를 눌러쓴 이 온천장 마스코트는 현재 호텔농심으로 가는 길에 오도카니 서 있다. 3대가 올 수 있는 여행지가 흔하지 않은데, 이곳 온천장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금천파크온천, 녹천 탕, 대성탕 등 옛날 목욕탕이 성업 중이고 대부분 가족탕을 갖췄다. 120m의 스파윤슬길에서 잠시 쉬어도 좋고, 노천족탕에 발을 담그며 하루 피로를 풀어도 좋다. 노천족탕은 총 두 곳인데, 요일마다 번갈아 휴장한다. 7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스파윤슬길에서 냉천 족욕탕과 버스킹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가 열리니, 꼭 들러보자.

스파윤슬길부산 동래구 금강공원 로26번길 32 인근

 

<B4GO>

▲온천장 천천로드 , B4GO

스파윤슬길에 있는 카페와 뷰티를 합친 신개념 멀티플레이스.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든 아이디어 제품 편집숍이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즐겨 먹던 155년 전통 바세츠 아이스크림과 쌀로 만든 글루텐프리 ‘in호두과자’를 파는 디저트카페다. 이웃 곰장어집 김말자 여사님이 손수 담근 자연발효식초 에이드도 판다. 아무튼, 여러모로 신기한 것이 잔뜩 있다.

10:00~24:00바세츠 아이스크림 3500원부산 동래구 금강공원 로26번길 17051-553-0986

<허심청브로이>

▲온천장 천천로드 , 허심청브로이

목욕 후 맥주 한잔의 낭만! 허심청 건물 1층에 독일맥주 전문점 ‘허심청브로이’가 있는 이유다. 브루마스터가 직수입한 독일 맥아로 만든 신선한 맥주를 매일 제공한다. 종류는 라거‘필스’와 흑맥주‘둔켈’, 에일‘바이 첸’ 3가지. 파워풀한 밴드의 라이브 공연도 열려 내국 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만점이다.

16:00~2:00맥주 500cc 7900원, 파인애플 바스켓 찹스테이크 3만5000원, 스페셜 숯불꼬지 4만4000원051-550-2345

<허심청>

▲온천장 천천로드 , 허심청

허심청은 남녀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온천시설이다. 기존 동래온천수 대신 자체 개발한 천연온천수를 사용하며 40여 종의 욕탕과 계절 따라 천연재료와 한방약재를 활용한 이벤트탕을 운영한다. 웹툰<목욕의 신>에 등장하는 ‘금자탕’의 배경이기도 하다. 약 4300㎡(1300여 평), 동양 최대 규모의 목욕탕을 직접 경험해보자.

5:30~24:00주중 8000원·주말 1만 원(성인 기준)부산 동래구 온천장로107번길 32051-550-2200

<호텔농심>

▲온천장 천천로드 , 호텔농심

신라면 마니아로서 ‘호텔농심’이란 이름만 들어도 설레었다. 온천장 중심에 있으니 얼마나 레트로할까. 기대와는 달리(?) 굉장히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호텔이었지만 한국적인 멋이 은근히 드러나 한결 편안했다. 1960년 오픈한 호텔농심은 2002년 객실 240개 규모의 온천 휴양형 특급 관광호텔로 신축과 재오픈을 거쳤고, 2010년 특1급 호텔로 승격했다. 모든 객실에 100% 온천수가 공급된다. 10월에는 ‘너구리’ 캐릭터 상품도 출시한다니, 온천장을 찾는 즐거움이 더 늘었다.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로20번길 23051-550-2100

 

<AVE.1456>

▲온천장 천천로드 , AVE.1456

‘가든 카페’가 콘셉트인 초록색 힐링 스폿. 짧은 복도를 지나면 네모난 정원과 함께 드라마틱한 공간이 드러난다. 노키즈존(13세 이하)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라 3세 이하 영아는 보호자와 함께 입장할 수 있다. 목줄과 하니스를 착용했다면 반려동물 역시 입장할 수 있다. 야외 한정이긴 하지만, 루프트톱 분위기가 꽤 좋으므로 요즘 같은 여름날엔 오히려 더 좋을 듯. 커피를 비롯해 음료도 종류가 상당하다.

11:00~23:00하프앤하프·트로피칼 크림슨 티·블루레몬소다 6500원부산 동래구 중앙대로 1465010-2073-4577ave.yoon

 

<수림식당>

▲온천장 천천로드 , 수림식당

금강식물원 바로 옆에 있는 핫플레이스. 코너에 세로로 ‘수림식당’이라 쓴 간판에 끌려들어 갔는데 전국에서 손꼽히는 탄탄면 맛집이었다. 파프리카를 사용해 맛이 담백하고 탄탄면에 첨가하는 향미유도 직접 만든다. 우육탕면과 가지 만두도 인기 메뉴. 특히 가지만두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사 먹고 싶을 만큼 감동이었다. 자가 제면을 통해 맛있고 건강한 면 요리를 지향한다.

11:00~20:00 (오후 3~4시 브레이크 타임, 월요일 휴무)탄탄면 8500원, 우육탕면 7500원, 가지만두 4000~8000원부산 금정구 금샘로 7070-7779-1931

 

<해도초밥>

▲온천장 천천로드 , 해도초밥

일본 관광객이 많은 온천장에서 외국인이 즐겨 찾는 일식집.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흑백 간판처럼 간결한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고, 넓지는 않지만 불편하지 않은 간격으로 테이블이 놓여 있다. 특선 초밥(10pcs)이 가장 인기고 메밀국수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으레 하나쯤 들어가는 게맛살 초밥 같은 꼽사리(?)가 없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

11:30~22:00특선초밥 2만 원, 메밀세트 1만3000원부산 동래구 금강공원로20번길 3051-553-2882

 

 

<오시게 크래프트 비어>

▲온천장 천천로드 , 오시게 크래프트 비어

부산에서 가장 많은 자체 레시피를 보유한 ‘핑거맥주’가 갓 오픈한 수제맥주집. 지척에 운영 중인 수제맥주집 ‘핑거크래프트’와는 달리 오시게로에 있는 모모스커피의 에스쇼콜라를 맥주로 재해석한 오시게 에일과 오시게 페일 에일만 취급한다. 아예 오시게로를 수제맥주 거리로 조성하는 ‘빅픽처’가 있다고. 병맥 세트, 라이터, 코스터 등 굿즈도 판매하는데, 키미앤일이 작가의 일러스트만으로도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18:00~1:30병맥주 7000원, 아란치니 2만2000원, 연근튀김 1만3000원부산 동래구 온천천로 11051-863-3840

 

<장터>

▲온천장 천천로드 , 장터

간판으로 맛집을 감별하는 포토그래퍼가 앞장서 들어갔던 곳. 바로 ‘명태 대가리전’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메뉴가 궁금해서다. 서혜실 여사가 창원 어드메서 배워온 것이라는데 그것참, 살이 없다가도 나오는 맛에 술안주로 밤새 뜯어 먹기 딱이다. 그 맛에 감동해 ‘돼지머리보다 맛있다’며 벽에 작품을 남긴 손님도 있을 만큼.

명태대가리전 5000원부산 동래구 온천장로119번길 48 온천시장 내

 

<천일녹즙>

▲온천장 천천로드 , 천일녹즙

‘45년 전통 온천장 맛집’답게 꼭두새벽부터 단골손님이 줄지어 찾는다. 더위를 식히려 냉콩국 으로 아침을 해결하거나 주문 즉시 착즙하는 녹즙으로 건강한 아침을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온천장의 일상을 엿봤다. 할머니 장사가 대박 나서 강다니엘을 만나겠다는 손녀가 야망을 담아 그린 메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6:00~20:00냉콩국 1500원, 녹즙·당 근즙 2000원부산 동래구 온천장로119번길 48 온천시장 내

 

 

<베이커스 비앙>

▲온천장 천천로드 , 베이커스 비앙

제과기능장이 만든 빵과 디저트가 가득한 베이 커리카페. 직접 배양한 천연발효종을 사용해 소화가 잘되는 것이 특징이다. 냉동생지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장인의 자존심. 커피 원두는 볶은 지 일주일 이내만 유통하는 ‘착한커피’ 커피리브레 것을 고집한다. 이처럼 맛있는 빵집, 착한 빵집은 오래오래 잘됐으면 좋겠다.

10:00~23:00 (일요일·둘째 주 월요일 휴무)우유에 빠진 딸기 3800원, 무화과 마롱 3800원부산 동래구 금강공원로 1051-555-5466

 

### 통장이 ‘텅장’이 되는 이달의 지름신

침향비누 : 교토처럼 입욕제 같은 특산품이 없을까 둘러보다 발견한 비누. 개당 6000원

오시게 코스터 : 일러스트는 귀엽고 심지어 두 개 세트다. 왜 안 사? 7000원

리틀스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 맥심만 고집하시는 아빠에게 선물해야지. 개당 1만 원

 

 

 

 

이현화 사진 오진민 그림 이상호

협조 부산 동래구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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