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재해석, 아크람 자타리

한 장의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을까?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을 살짝 비틀어 보고 싶다. 생각의 전환, 아크람 자타리의 작업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아크람 자타리

” 

사진과 사진에 얽힌 이야기,

그것을 담아내는 방식과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예술이다.

▲CMYK의 키티 Kitty in CMYK 2017

사진의 정의는 이렇다.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 너도 나도 ‘찰나의 미학’을 좇을 때 아크람 자타리는 사진 속 이야기에 주목했다. 마음에 들지 않아 찢어버린 사진,의도치 않게 사진 속에 등장한 찍는 이의 검은 그림자, 유리판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이중 노출, 빛바래고 손상된 필름 등 한 장의 완벽한 사진을 추구하는 이에게는 가치 없게 여겨질 사진에 오히려 마음이 끌린 것이다.

 

▲사진으로 본 사람들과 현시대 On Photography, People and Modern Times 2010

 

TV 프로듀서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일하던 그는 사진작가 푸아드 엘쿠리, 사머 모흐다드와 함께 아랍이미지재단(AIF)을 설립해 아랍권 자료와 사진을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각 아카이브 예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사진을 즐기는 방법이다. 가령,유리판이나 네거티브 필름이 달라붙어 우연히 탄생한 사진을 나열하거나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위치적으로 가장 먼 곳에 있었던 사람의 사진을 교차하고, 몸에 생긴 흉터, 그림자, 자동차 등 공통된 소재가 담긴 사진을 시리즈로 묶었다.

 

▲계급의 전설 The Construction of Class 2017

 

대표적인 작품이 <분리되지 않는 역사>다. 예루살렘이라는 같은 도시에 살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해 있었던 팔레스타인 사진작가 칼릴 라드의 유리판과 우크라이나 이민자 부모님을 둔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 야고브 벤 도브의 유리판을 겹쳐 아이러니하면서 필연적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진을 그냥 보여주는 것과 사진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방대한 양의 사진을 재해석하는 작업. 옛 인류의 생활과 문화를 연구하는 고고학자처럼 자료를 수집하고 발굴하고 탐구해야 한다. 아크람 자타리는 여기에 말이나 글이 아닌 시각적인 언어를 씌운다. 그것은 또 다른 사진이나 필름이 될 수도 있고,영상이나 설치가 될 수도 있다. 작가에게는 사진을 어떻게 풀어놓느냐의 고민, 관객에게는 사진을 어떻게 보느냐의 재미. 그 교차점에 예술이 서 있다.

 

▲분리되지 않는 역사 Un-Dividing History 2017

▲필름의 본체 The Body of Film 201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아크람 자타리:사진에 저항하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진의 개념과 사회 속 사진의 역할을 확장하고자 마련된 전시로 레바논 출신의 작가 아크람 자타리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작업한 사진과 영상, 설치 등 약 30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2018년 8월 19일 서울관 통합관람권 4000원│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02-3701-9500│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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