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덕후 박종진

만년필의, 만년필에 의한, 만년필을 위한! 만년필연구소 박종진 소장의 일상이 그렇다. 

 

 

덕후 사용설명서
이름 박종진
출생 1970년
직업 평범한(!) 회사원
덕질 만년필 역사와 메커니즘 연구
덕력 만년필 연구소 운영, 국내 최대 만년필 동호회 펜후드 회장, 만년필 수리, 만년필 관련 글쓰기 레벨 만렙
최종목표 ‘박종진’이라는 이름 석자를 건 만년필 론칭, 대한민국 통일합의서에 사인하기

 

만년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소유의 즐거움이 아닌, 앎의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만년필은 만년을 사용한다 하였다. 제 아무리 100세 시대라 하더라도 만년필 보다 더 오래 살지는 못할 터, 욕심 따윈 부질없다. 한때는 경매를 쫓아다니며 수집에 열을 올렸지만 이제는 만년필의 역사를 공부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만년필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과정을 즐긴다. 일단 새로운 만년필이 생기면 분해와 조립 과정을 통해 펜촉부터 그립, 컨버터, 몸통, 뚜껑 등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펜촉이 종이에 닿는 순간 오직 그 제품에서만 느껴지는 궁극의 ‘필기감’을 맛보면 게임은 끝난다. 소유하지 않아도 이미 ‘내 것’이 되는 셈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토요일에는 덕후의 능력을 발휘한다. 만년필을 고쳐달라 부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2007년부터 서울 을지로3가에 작은 연구소를 열어 만년필 수리를 시작한 것. 누군가의 소중한 만년필이 사소한 결함으로 방치되는 것이 안타까워서다. 돈을 벌고자 함이 아니니 수리비는 사절, 대신 잉크 한두 개 정도의 수고비는 감사히 받는다. 하루종일 손에 잉크를 묻혀가며 만년필을 고쳐도 전혀 힘들지 않다. 내 손을 거쳐 제 기능을 하는 만년필을 보면 뿌듯하고, 말짱해진 만년필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만년필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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