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장소 열 개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소는 어디일까? ‘세기의 사랑’이 숨어 있는 여행 장소를 찾아봤다.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닐지라도 이왕이면 덜 유명한, 이왕이면 드라마틱한. 

 

 

칸 크루아제트 산책로 Promenade de la Croisette

매년 5월 칸영화제가 열리는 아담한 지중해 해안. 모래 사이 파도 따라 얼마나 숱한 러브스토리가 묻혀 있을까. 1955년 영화 <갈채>로 칸영화제에 참석한 그레이스 켈리는 이곳에서 레니에 3세와 우연히 만나고, 은막의 여왕은 모나코에서 가장 사랑받는 왕비가 된다.

 

워싱턴 D.C. 조지워싱턴기념파크웨이 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

“매일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으면 두통이 온다.” 소문난 난봉꾼이었던 케네디 대통령이 외도를 저지를 때마다 재클린 여사가 눈물을 삼키며 홀로 드라이브했던 아름다운 도로. 포토맥 강변 따라 달리는 흥취가 일품이다.

 

앵드르에루아르 캉데성 Candé Castle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윈저 공)와 심슨 부인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프랑스 루아르 계곡의 고성. 하객은 16명뿐이었지만 둘의 첫 만남을 기념하는 심슨 부인의 블루 웨딩드레스는 오래도록 회자됐다.

 

피렌체 두오모성당 쿠폴라 Cupola del Duomo Firenze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준세이가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에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곳. 과연 아오이가 있을까? 준세이에 빙의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464개의 계단을 천천히 올라보자.

 

파리 카페 드 플뢰르 Café de Flore

생 제르맹 거리의 유서 깊은 카페. 20세기 지성인의 아지트였던 이곳에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계약결혼’으로 오랫동안 조화롭게 하나였던 그들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이별을 인정했다.

 

조드푸르 메헤랑가르 요새 Meherangarh Fort

통칭 ‘블루시티’로 불리는 조드푸르는 영화 <김종욱 찾기>의 배경이다. 인도에서 가장 큰 요새이자 조드푸르에서 가장 높은 메헤랑가르 요새에 오르면 공유나 임수정은 아니지만 잊고 있던 첫사랑이 떠오른다.

 

바르셀로나 엘 콰트레 가츠 Els Quatre Gats

스페인어로 ‘네 마리 고양이’란 뜻의 선술집. 한 무명 화가가 첫 개인전을 연 장소이자, 창녀에게 실연당한 친구를 만난 곳이다. 친구는 자살했고, 화가는 충격으로 4년 동안 푸른 물감만 썼다. 이른바 ‘피카소의 청색시대’다.

 

런던 인디카 갤러리 6 Masons Yard, St James, London

런던 아방가르드 예술의 거점이었던 이 작은 갤러리에서 1966년, 비틀스 멤버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운명적으로 조우한다. 지금은 다른 가게지만 메이슨야드를 걷는 것만으로도 성지순례가 된다.

 

울라 세디르섬 Sedir Island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와의 비밀 데이트를 위해 사하라 사막의 모래를 퍼다 날랐다는 전설 때문에 ‘클레오파트라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러시아 억만장자가 모델 나오미 캠벨에게 선물한 ‘호루스의 눈’ 모양의 대저택이 있다.

 

서울 길상사 吉祥寺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모델이자 시인 백석의 연인이던 자야 김진향(김영한). 본래 서울 3대 고급요정 터였으나 “천억도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하다”며 법정스님에게 시주, 지금의 길상사가 자리 잡았다. 눈이 푹푹 나리는 날 거닐면 둘의 러브스토리가 더욱 생생히 와 닿는다.

 

 

이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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