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의 숲, 유선태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의 충돌 속에서 균형을 맞춘다. 끊임없는 예술적 호기심으로 탄생한 초현실주의 세상. 관객은 그의 작품 속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다. 

 

 

1979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 초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1984년 파리국립미술대학에서 공부하고, 1989년 파리국립8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1년 서울 그로리치 화랑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등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그림 속에 그림이 있고,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책과 축음기는 공중부양하듯 하늘을 날고, 자전거를 탄 남자는 캔버스 안에서 자유롭게 노닌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비현실인지 도통 알 수 없는, 해리포터의 마법 지팡이로 툭 건드리면 세상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초현실적인 그림. 유선태 작가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소재를 캔버스에 그려 넣고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독특한 오브제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그만의 작품을 완성한다. 한때 금속과 시멘트, 나무 등을 이용한 설치미술에 심취했었지만 작품 활동이 그리 순조롭지 않았다. 재료의 유희에 대한 한계성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던 차 프랑스 파리의 한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예술적 영감을 주는 오브제를 발견했다. 낡은 타자기, 손때 묻은 액자, 앤티크 의자 등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물건이 그의 눈에는 작품 소재로 반짝였으니, 그림과 어우러지는 유선태만의 오브제 예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의 캔버스는 사다리의 끝과 끝이 움직이는 무중력 상태와 같다. 여기에 자연이 만든 것과 인간이 만든 것을 집어넣고 균형점을 찾아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지극히 서양적인 구도 안에 동양적인 나무 한 그루를 심거나, 실내 공간에 산과 들이 펼쳐지게 만든다거나, 시계라는 인위적인 오브제에 자연 풍경을 넣거나 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유선태 본인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일상의 오브제를 통해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것을 캔버스 위에 옮기며 한 걸음씩 ‘나’라는 예술을 향해 걷는다. 그가 현실을 예술로 끌어당겼다면 이제는 관객이 나설 차례. 작품을 바라보며 각자 자신만의 세상을 상상해보자.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작가의 상상과 관객의 상상이 겹치는 순간이 최고의 ‘예술’이 될 것이다.

 

말과 글 130.4×161.8cm, Acrylic on Canvas, 2009
My Garden 182×227.2cm, Acrylic on Canvas, 2015

문의 서울옥션 www.seoulauction.com 02-395-0330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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