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 그릇 덕후 최아람의 보물찾기

틈만 나면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유는 단 하나. 벼룩시장을 뒤지기 위함이다.

 

 

14세 소녀의 가슴에 불을 지핀 건 엄마가 선물해준 작은 앤티크 장식장이었다. 텅 빈 장식장에 무엇을 진열할까 고민한 것도 잠시, 용돈이 모일 때마다 앤티크 그릇을 구입해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물건 고르는 법은 앤티크 가구에 관심이 많은 엄마를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웠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프랑스 리모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기에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앤티크 공부를 시작했고, 연대마다 다른 백스템 체크를 위해 사전을 통째로 외웠다.

심지어 상인과의 소통을 위해, 더 솔직하게는, 흥정을 제대로 하기 위해 불어까지 배웠을 정도. 구석구석 프랑스 현지 벼룩시장을 누비며 ‘득템’의 기쁨을 누린 결과, 집은 더 이상 앤티크 그릇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덕후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그동안 수집한 앤티크 컬렉션과 카페를 더한 앤티크 카페 ‘라 헨느’를 오픈한 것이다. 1호점은 2호점을 낳고, 이제 앤티크 와인바까지 뻗어나가니 이보다 ‘생산적인’ 덕질이 또 있으랴. 더불어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할 명분도 확실해졌다. 이것이 덕후의 인생이다.

덕후 사용설명서
이름 최아람
출생 1987년
직업 싱어송라이터(토키토끼)
덕질 리모주·바바리아·앤티크 소품 수집
덕력 앤티크 그릇 구입을 위해 파리행 비행기 티켓 수시로 구입, 벼룩시장 상인과 소통을 위해 불어 공부, 백스템(도자기 밑바닥 상표) 사전 암기 레벨 만렙
최종목표 수집한 앤티크 그릇을 전시하는 2층짜리 박물관 만들기

 

 

1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세브르 향수병,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샤넬에 해당하는 명품 브랜드다
2 은은한 핑크빛이 사용할 때마다 기분 설레게 하는 하빌랜드 리모주 찻잔 세트
3 중학교 때 엄마에게 선물받은 앤티크 비스크 인형
4 파리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화려한 핑크 컬러의 독일 바바리아 찻잔 세트
5 상아 위에 그린 그림에 오랜 세월의 나뭇결이 느껴지는 앤티크 액자
6 파리 3대 벼룩시장으로 꼽히는 방브 벼룩시장에서 500유로에 구입한 태엽시계는 족히 80~100년은 된 제품이다
7 1900년 초반에 황실에서 사용하던 찻잔. 파리에서 어학 연수할 당시, 옆집 할머니가 평소 사용하던 잔을 조르고 졸라 100유로에 구입했다
8 말린 꽃을 꽂거나 램프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이한 디자인의 리모주 장식품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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