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견동반 호텔 투숙記

겨울 휴가 시즌을 맞아 곳곳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스키장, 온천, 눈 축제. 코코를 동반하고 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지런한 클릭 끝에, 단순한 애견 동반을 넘어서 애견 맞춤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을 발견했다. 유레카!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정보였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개와 함께 특급호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전화로 재차 확인했다. “시추 한 마리가 있는데… 진짜 같이 가도 되는 거죠?”

그렇게 코코를 이동장에 싣고 호텔 카푸치노로 갔다. 샹들리에처럼 빛나는 외관은 물론, 어반 빈티지풍 내부도 아주 세련된 호텔이었다. 사방이 애견용품으로 꾸며진 프런트에서 체크인을 했다.

애견을 데리고, 진짜 ‘사람 호텔’에서 이렇게 당당해보긴 또 처음 이었다. 305호 객실을 배정받고 3층에 올라가자 ‘바크 룸(BARK ROOM)’이라는 안내 표시가 우리를 맞았다. 애견 전용, 아니 ‘애견인’ 전용 객실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카드 키로 열고 들어선 객실은 더없이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애견’이 붙는 순간 가격은 올라가고 품질은 떨어지는, 전날 자고 간 개의 털들이 부스스 달라붙어 있는 요란한 꽃무늬 이불의 애견 펜션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객실 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애견 전용 공간이었다. 노견의 관절까지 생각해 견체공학적(!)으로 특별 주문 제작한 자작나무로 만든 도그하우스와 센스 있는 카푸치노 반려견 스카프, 토이, 세심히 골랐을 프리미엄 사료는 애견인이 보기에 분명 사려 깊은 서비스였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의 포아로 경감만큼이나 예민하고 까다로운 감각을 지녀 타인, 아니 타견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코코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도그하우스 안에 똬리를 틀었다. 사람의 침구 못지않게 애견의 침구도 완벽히 세탁되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세심한 애견 휴식 공간 및 장치들에 연신 감동하고 있을 무렵, 욕실에서는 진짜 ‘대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설마!” 샤워실 안쪽에서 작지만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던 그것은 분명 반려견 전용 히노키탕이었다. 애견 전용 유기농 샴푸 등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고급 어메니티는 애견인구 1000만 돌파만 기계처럼 외쳐대던 반려문화, 반려동물 서비스가 어느덧 양이 아닌 질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식도락조차 애견과 함께 하고픈 견주를 위해 제공하는 룸서비스는 개 없이 혼자 맛본 그 어떤 호텔 뷔페보다 훌륭했다. 샐러드와 함께 밥 위에 얹어진 비프스테이크를, 우리는 아주 널찍한 침대에 앉아 강남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즐겼다. 이 작은 개의 생애, 가장 특별한 하루였을 것이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다음 날, 둘이서 달콤한 ‘꿀밤’을 보내고 호텔을 나오며 다짐했다. 잘있‘개’, 또다시 올‘개’.

 

HOTEL CAPPUCCINO 호텔 카푸치노
맞춤형 도그하우스와 어메니티, 히노키탕까지 애견을 위한 특등급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었다. 도어 손잡이부터 벽면 도안까지, 바크 룸은 사랑스러운 강아지들로 넘쳐난다. 바크 룸과 카페 카푸치노, 룸서비스 전용 서비스의 수익금 일부는 동물보호단체 카라를 통해 유기견을 위해 기부된다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
체크인 14:00 체크아웃 12:00|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55|02-2038-9500|www.hotelcappuccino.co.kr

 

 

 

임지영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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