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X’의 모 가댓, 행복을 말하다

모 가댓은 기자에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홀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Χ의 신규사업개발 총괄책임자이자 공학자인 그에겐 부와 명성이 따른다. 너무 뻔한 답변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커피를 맞이하는 모든 순간이 마치 곁에 있는 가족과도 같다.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이 요소가 단순해 보이겠지만 행복은 힘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존재다”라고 덧붙였다. 모 가댓은 지난 11월 1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행복을 주제로 연설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을 찾으면 김치를 먹을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모 가댓은 2007년 구글에 입사한 뒤 눈부신 성공 가도를 걸었다.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롤스 로이스 두 대를 구입할 정도로 큰돈을 벌었지만 2014년 그의 아들 알리가 맹장 수술 중 사망하자 그의 삶은 송두리째 변한다. 상실감에 빠진 그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했고, 누구나 자신의 삶을 현재에 대입해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행복방정식’을 만들었다. “행복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그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이젠 모두가 행복해질 차례다. 페이지를 넘기는 약간의 노력만 있다면 당신은 지금보다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신생아의 상태로 현재를 분석
모 가댓은 행복의 개념을 “스마트폰의 불필요한 앱을 없애면 처리 속도가 빨라지듯 뇌도 잡념을 버리면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고 비로소 행복과 가까워진다”고 정의했다. 이 말은 우리가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 끝없이 헤매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방증이다. 그는 행복의 개념을 곧바로 잡아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행복을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도착해야 할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이건 잘못된 발상이다. 그 목적지는 바로 현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학도다운 흥미로운 얘기를 꺼냈다. 비유는 기계와 인간. 인간은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여기던 체스와 바둑의 챔피언 자리를 기계에 내줬다. 모 가댓은 “이걸 패배로 보지 말고 기계와 공존하는 전에 없던 산업 상태로 함께 무언가를 강구해야 한다. 이것이 ‘초기 상태’다. 부정적인 마음을 던지고 공장에서 갓 생산된 기계와 공존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전혀 우울하지 않다. 생각해보자, 어릴 때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모든 일상에서 천방지축 뛰어다녔다. 과연 그때 불행이란 감정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어릴적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무언가 사거나 억지로 좇지 않았다. 그토록 찾던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라는 가설은 얼추 증명된다. 무언가를 지배하고 이기려는 의지는 불행이란 싹에 물을 부어 태초에 우리가 지닌 행복이란 감정을 짓누른 셈이다. 여기서 모 가댓은 “당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10초 안에 떠올려 보라” 고 제안을 했다.
기자와 포럼에 참석한 수많은 청중이 짧은 시간 두뇌를 풀가동했다. 지면을 빌려 밝히자면 기자는 마감을 마친 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담배를 태우는 순간을 기억했다. 10초가 지난 뒤 그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지금 10초 동안 전에 없던 감정과 만났다. 주어진 시간에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기억해내며 미소 지은 이도 있었을 테고 잊고 지낸 무언가를 재정리하며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모 가댓은 불행이야말로 모두의 권리를 가두는 불안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얼마 뒤 ‘아버지,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이 상황을 최선의 방향으로 바꾸세요’라는 아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주저앉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실천해온 불행을 제거하는 법을 모두에게 알려주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뇌 속의 고통 장치 지우기
행복은 마치 전염병과 같다. 모 가댓은 자신이 행복해지면서 직원들의 행복까지 돌보게 됐다며 행복의 힘을 극찬했다. 공학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모 가댓의 주장은 과학에 기인한다. 그는 “많은 이가 불행이 특정한 일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평소 일어나는 사건과 불행은 관계가 없다”라고 전했다. 우리의 뇌에 쓸데없이 많은 기대치와 막연한 불안감을 욱여 넣으면서 초래한 결과다. 그는 “하루 평균 우리 뇌가 6만 번의 계산을 했다고 가정했을때 이 중 70%는 우려하는 데 쓴다”면서 잡념의 불필요성을 강조했다.

잊지 말자, 순수한 초기 상태
그는 끝없이 초기 상태를 강조했다. 불행이란 단어의 뜻조차 이해하지 못한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을 현재에 투영하라고 말했다. “행복에 관해 수년간 조사하며 얻은 데이터가 무수히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불행한 요소를 지우고 멍하니 있는 그 순간 조차 행복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 무언가를 채우려는 개념이 어디선가 생겨버리니 그 과정을 부정해 버린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불행을 솎아내며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방법은 어려운 일일까? 익숙지 않은 이 과정에 그는 바로 대입 가능한 대안을 꺼냈으니 앞서 말한 ‘행복한 순간 기억해 내기’.
모 가댓은 “행복한 생각을 어딘가에 적어 ‘행복 목록’을 만들어라, 수첩이든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붙여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행복감을 누리고 싶을 때마다 바라봐라. 만만해 보이겠지만 인간의 뇌가 긍정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 부정적인 영역으로 쉽게 옮아가지 못한다”고 호언장담 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직장인이라면 공감할만한 주변의 기대에서 자유로워 지는 방법도 던졌다. 하지만 현대인은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해 “그보다 높은 목표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면서 “소수를 보지 말고 수십억의 인구를 생각하고 야망을 키우는 게 자신을 발전 시키는 일이다. 만약 어떻게든 삶을 비교하고 싶다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과 비교하라,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될 거다”라고 당부했다. 포럼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의 행복방정식은 아들을 잃은 부모의 가슴 아픈 마음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는 행복을 다가올 ‘행운’이 아닌 ‘지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행복해질 수 있으며 그 감정을 지속할 수 있다, 원한다면 언제든.

 

유재기 사진 임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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