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여행법

한 잔의 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딘들 못 가겠소. 술이 있는 곳에 설렘도 있다. 

 

 

프랑스, 와인으로 물드는 밤

감성이 무르익는 가을, ‘와인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는 미식여행은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낭만의 도시 파리도 매력적이지만 애주가들의 눈동자는 이미 프랑스의 와인 생산지로 향한다.
보르도·부르고뉴·샹파뉴·루아르·알자스·보졸레·랑그도크루시옹 등이 대표적인 지역. 그중 에서도 보르도는 전 세계 와인의 중심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중세 유럽을 보는 듯한 오래된 건축물과 수많은 와이너리가 존재하고, 샤토 라피트 로칠드·샤토 라투르·샤토 마고·샤토 오브리옹·샤토 무통 로칠드 등 5대 샤토 와인을 비롯해 1만 종류가 넘는 와인을 생산한다. 관광 안내사무소에서 30여 개의 와이너리 투어를 진행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것. 보르도의 와인 뮤지엄 라 시테 뒤 뱅(La Cite du Vin)도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포도그루와 와인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본뜬 독특한 외관의 와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와인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투어와 와인 시음을 포함한 입장료가 2만6000원 선이다.

How to Enjoy
보졸레 와인 축제 프랑스 보졸레 지역에서는 매년 9월 초에 수확한 포도를 4~6주 동안 숙성시켜 보졸레 누보 와인을 만들고,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출시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와인을 맛보기 위해 전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보졸레 지역으로 모여 드는데, 이 기간을 ‘보졸레 데이스’라 부르며 자연스럽게 축제의 장을 만든다. 올해 축제 기간은 11월 15일부터 19일까지로 마라톤, 라이브 공연, 시음 행사 등이 열린다.
보르도 와인 페스티벌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2년마다 한 번, 6월에 열리는 세계 최고의 와인 축제. 아름다운 가론 강변을 따라 프랑스 각 지역의 와인을 소개하는 부스가 설치되어 와인과 함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2018년에는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간 개최되며, 매일 밤 11시와 11시 30분에 불빛 쇼와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체코, 황금빛 필스너가 기다린다

전 세계에서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딜까? 독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아니올시다.
동유럽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작은 나라 체코다. 맥주를 ‘액체로 된 빵’이라 부르는 체코인들에게 식탁 위에 물은 없어도 맥주는 있어야 한다는 우스갯말이 맥주가 일상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프라하에 왔다면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400년 된 맥주 양조장과 체코 각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를 소개하는 프라하 맥주 박물관이 필수 코스. 하지만 체코의 진정한 맥주 투어는 황금빛 필스너의 성지 플젠에서 시작된다. 프라하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플젠은 체코를 맥주 강국으로 만든 필스너를 탄생시킨 곳으로 이곳의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양조장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필스너 우르켈 맥주가 처음 만들어졌다. 쌉쌀하고 깊은 풍미의 오리지널 필스너를 맛볼 수 있는 필스너 우르켈 브루어리, 플젠 맥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플젠 맥주 박물관까지 돌아보면 이해하게 될것이다. 체코에서 맥주가 일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How to Enjoy
필스너 페스트 독일에 옥토버페스트가 있다면 체코에는 필스너 페스트가 있다. 1842년 10월 5일 체코의 대표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의 첫 생산을 기념하는 축제로 체코 플젠에서 매년 10월 5일이 있는 주말에 열린다. 전통 제조방식으로 맥주 만들기, 맥주 마시기, 오크통 굴리기 등의 이벤트가 있고, 필스너 우르켈 브루어리 투어도 진행한다.
프라하 맥주 스파 체험 맥주 킬러라면 동공이 흔들릴 아주 특별한 스파 프로그램. 맥주 홉을 이용해 스파를 즐기고, 체코 버나드 맥주를 무제한 마시는 코스로 ‘술독’ 에 빠지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30분의 스파와 30분의 릴랙스 타임이 연결되고, 기념으로 버나드 맥주 한 병을 증정한다. 욕조 하나당 1~2인이 들어갈 수있고, 가격은 13만 원 선이다.
www.czechbeertours.com

 

일본, 맑고 부드러운 사케의 유혹

우리나라에 막걸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사케가 있다. 쌀과 누룩, 물을 발효시켜 맑게 걸러낸 사케는 일본 전역의 2500여개 양조장에서 생산되고, 종류만도 2만여 개에 달한다. 사케의 3대 산지를 꼽으라면 고베 효고현 나다와 교토 후시미, 니가타현이고, 이 외에 히로시마 사이조, 아키타현 등이 유명하다. 사케의 맛과 풍미는 좋은 쌀과 맑은 물에서 나오기 마련, 결국 훌륭한 사케 마을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으로 통하는 길이나 다름없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 소설 <설국>의 배경지 니가타현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설국이었다”는 소설의 첫 문장처럼 겨울왕국으로 통하는 이곳에선 양조장 96개와 구보타·고시노간바이·간추바이 등 인기 사케가 애주가를 기다린다. 재미있게 사케를 즐기고 싶다면 온천 마을 에치고유자와로 연결되는 신칸센 에치고 유자와역으로 가자. 이곳 2층에 마련된 사케 박물관 폰슈칸에는 100여 가지 사케 자판기가 있어 100엔짜리 동전을 넣고 원하는 사케를 골라 마실 수 있다.

How to Enjoy
니가타 사케노진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벤치마킹하여 2004년부터 시작해 일본 최고의 사케 축제로 성장한 니가타 사케노진. 사케 양조장 수와 소비량 모두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니가타현 내 90 여 개 양조장에서 만든 500여 종류의 사케를 한곳에 모아 마실 수 있는 거대한 시음장으로 입장료는 2만5000원 정도다.
사이조 사케마쓰리 매년 10월, 히로시마 외곽의 작은 마을 사이조에서는 사케 축제가 열린다.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는 사케 양조장 8곳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축제로 2만 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면 하루 종일 사케를 무제한 시음 가능하고, 양조장 탐방 코스와 퍼레이드, 라이브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단 주말을 포함해 딱 이틀간 진행되니 여행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스코틀랜드, 천사도 반한 위스키를 찾아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해마지 않는 술. 그의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을 읽으면 작가의 달콤한 표현력에 취해 위스키 한 잔이 몹시 마시고 싶어진다. 하루키가 극찬한 위스키의 본고장은 스코틀랜드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싱글몰트 위스키 9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하일랜드·로랜드·스페이사이드·아일레이 섬·캠벨타운·아일랜드 총 6개 위스키 산지가 있다. 그중 하일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스페이사이드가 싱글몰트 위스키 생산지로 가장 유명하다. 전 세계 위스키 시장을 이끄는 매켈란·글렌피딕· 글렌리벳 등의 증류소가 있고, 각각의 증류소에서 위스키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보여주고, 시음 기회를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 한다. 하루키가 ‘위스키의 성지’로 극찬했던 곳은 아일레이 섬이다. 규모는 작지만 총 9개의 증류소가 자리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느낄수 없는 바다 향이 위스키에 스며들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How to Enjoy
스카치위스키 익스피어리언스 위스키 애호가라면 지나칠 수 없는 에든버러 로열마일의 스카치위스키 체험관. 위스키의 역사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4000여개 위스키 컬렉션, 위스키 제조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실버와 골드, 플래티넘, 모닝 마스터클래스, 테이스트 오브 스코틀랜드 등의 투어 프로그램을 갖췄다. 투어는 코스에 따라 1~5잔의 위스키 테이스팅, 혹은 식사를 포함하고, 소요 시간은 50~90분, 가격은 2만~7만 원선이다.
글렌리벳 스머글러스 트레일 투어 스페이사이드를 대표하는 증류소 글렌리벳에 서는 ‘밀주업자의 길’이라는 의미의 투어를 운영한다. 위스키 주조가 불법이던 시절에 밀주업자들이 술을 유통시키던 비밀 통로를 따라 걷는 코스로 조지 스미스(6km), 로비 맥퍼슨(11km), 말콤 길레스피(10.5km) 코스가 있고, 브랜드 창시자인 조지 스미스의 생가, 최초의 증류소 터, 밀주업자의 피난처 등을 방문한다.

 

 

 

김정원

 

 


 

 

 

SRT매거진 페이스북으로 이동

SRT매거진 인스타그램으로 이동

SHAR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