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 진위천 오토캠핑

바람직한 오후 세 시의 풍경

파랗다. 먼지 하나 없이 새파란 가을하늘이다. 블루모티프와 빅토리아블루, 이따금 버킹엄블루가 섞인 진위천시민유원지의 하늘에 자꾸만 마음이 들뜬다. 투명한 쪽빛 하늘 아래 청량한 바람, 속삭이는 억새풀, 유혹하는 코스모스, 유려히 흐르는 진위천과 삼삼오오 레일바이크를 타는 사람들, 아이들의 말간 웃음소리…. 지극히 평화롭고 바람직한 오후 세 시의 풍경.
진위천시민유원지는 평택 시민의 오랜 친구다. 1999년에 문을 열었으니,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 휘황찬란한 회전목마나 방금 지은 화장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는 없다.
대신 훨씬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 진위천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 유원지기에 자연이 성큼 한 발 앞에 존재한다. 곱게 채색한 그네의자와 혼자 또 같이 씽씽 달리는 자전거,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사이로 향긋하게 달리는 레일바이크가 있다. 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이 실컷 물놀이할 수있는 자연풀장도 개장한다. 상수도보호구역이라 물도 맑고, 물고기도 많다. 아파트에 갇혀 살던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방학을 선사할 만큼.

진위천시민유원지
08:00~21:00|성인 1500원·청소년 1000원·어린이 700원, 레일바이크 1인 1000원|경기 평택시 진위면 진위서로 254-15|031-664-3000

 

삶의 쉼표가 되는 캠핑의 여유

진위천시민유원지의 백미는 오토캠핑장이 아닐까. 진위천 바로 앞 공터에 자리한 오토캠핑장은 고수들의 숨겨진 캠핑 명소. 평일인데도 네댓팀이 캠핑카 혹은 카라반을 끌고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일반 승용차에 텐트를 싣고 온 가족도 보였다. 그중 유독 한 커플이 눈에 띄었다. 가지고 온 소품이며 테이블 세팅이 예사롭지 않았기에.
“조금 있으면 결혼 1주년 기념일이거든요. 남편과 휴가 내고 오붓하게 캠핑 왔어요.” 김수진·최호준 씨는 캠핑을 사랑하는 신혼부부. 호텔조리를 전공한 김수진 씨와 캠핑 용품 숍을 운영하던 최호준 씨가 만난 곳도 캠핑동호회였다고. 이제 아내는 케이터링과 파티플래닝을 하고, 남편은 캠핑용품을 포함한 리빙숍과 캠핑카 렌털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캠핑밥차’를 운영하는 동료가 된다.
“사귄 지 100일이 됐을 때, 자라섬에서 둘만의 캠핑을 했어요. 눈이 소담히 내리던 날이었는데, 캠핑카 앞에 테이블을 놓고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봤죠. 함께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요. 그때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평소에도 예쁜 것, 맛있는 것을 좋아하던 두 사람은 곧바로 아이디어를 실현시켰다. 특별한 이벤트, 특별한 한 끼가 필요한 이에게 찾아가는 무빙 레스토랑이 시작된 것이다.

진위천오토캠핑장
총 64면을 갖춘 자연친화적 오토캠핑장. 주변에 농구장과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이 있다. 주차장은 470대로 넉넉한 편.
14:00~익일 11:00(초과 페널티 시간당 5000원), 전기료 1월~3월 5000원·4월~10월 3000원|평택시민 1만 원, 일반 1만5000원

 

진위천의 낭만은 더 그윽해진다

“남편 고향이 충남 태안이거든요. 저희끼리 예뻐서 콕 집어둔 장소가 있었어요. 삼면이 바다가 보이는 작은 곶인데, 얼마 전에 거기서 손님이 프러포즈를 하셨어요. 여자친구분께서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보는 저희가 다 감동할 지경이었죠.”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을 수없이 여행하며 예쁜 풍경을 수집한 그들이건만, 진위천시민유원지 오토캠핑장을 처음 본 순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캠핑장 한가운데에 물이, 그것도 이렇게 가깝게 흐르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저녁 6시,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캠핑밥차에 불이 밝혀진다. 지글지글 고기가 익고, 맥주 거품이 기분 좋게 솟아오른다. 4년을 연애하고 1년을 같이 산 커플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걸까. 저녁놀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뒷모습에서 행복이 전해져왔다. 집보다 밖이 좋고, 밖에서 먹는 밥은 더 좋다는 그들. 곧 하늘에서 별이 내리면 진위천의 낭만은 더 그윽해진다.

캠핑밥차
새우게살오이롤, 배샐러드, 꽃게로제파스타, 스테이크, 복숭아타르트 등 제철 재료를 활용한 5가지 코스메뉴를 서비스 한다. 캠핑카로 갈 수 있는 수도권 및 경기 지역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동영상을 준비하면 스크린을 설치해 재생해준다. 최소 2주 전에 전화 혹은 카카오톡으로 예약할 수 있다.
50만 원 (할인가, 유류비 별도)|010-5323-2624|카카오톡ID ‘캠핑밥차’

 

 

 

이현화 사진 임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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