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인터뷰 : 최재천 원장

스티브잡스의 조수가 될 것인가, 스티브잡스가 될 것인가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지난해부터 ‘무동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무동을 태워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의미로 각계 인사들이 만든 재능 기부 학교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문과와 예술계 졸업생들을 위해 전·현직 전문가들이 모였다. 10년도 전부터 문·이과를 없애는 ‘통섭’을 주장해온 최재천 원장이 교장. 학생들은 스무 명 남짓으로 두시간 반 넘게 강의가 이어지는 동안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스무 살 시절 이야기를 듣고 삶을 대하는 자세에 귀를 기울였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굶어 죽는 사람 못 봤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없던 힘도 생겨나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허송세월 보내다가 우연찮게 유타대학교의 한 교수를 만나고 나서 미국으로 유학이 가고 싶어 저절로 공부가 됐어요. 유학 가서 10년 넘게 학위 준비하면서도 힘들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런 열정은 누군가 정해준 기준에 자기를 맞추려고 할 때는 찾을 수 없는 거예요. 내가 그랬으니까.

적극적으로 뒤져라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뭐할 때 가장 행복한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돼요. 그리고 많이 방황해야 돼요. 난 그걸 아름다운 방황이라고 말해요. 방탕은 끌려가는 거지만 방황은 모색의 시간이에요.

지식의 반감기가 짧아졌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요. 예전에는 학창 시절 배운 것으로 오륙십대까지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제 정해진 길은 없어요. 무기력하게 기다리지만 말고 스스로 손을 뻗으세요.

인생의 마스터 키는 기본에 있다

일반 열쇠는 막대에 돌기가 여러 개 달려 있지만 제가 대학 시절 봤던 학교의 마스터키에는 끝에 작은 돌기 하나만 있었어요. 이게 핵심인 거죠. 인생으로 치면 ‘기본’이라는 거죠. 사람의 기본은 삶을 대하는 태도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서의 전문성이고,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인성입니다.

숙제하지 말고 출제해라

화학 공식을 잘 외우고, 시키는 실험을 한 치의 실수도 없이 하는 사람은 노벨 화학상 받은 사람의 조수 역할은 해도 자신이 상을 받지는 못해요. 숙제가 아니라 출제를 하세요. 물음표를 던지는 거죠.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왜 이것과 저것을 결합하면 안 되는지. 그렇게 자기만의 길을 찾으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왜냐면 그건 바로 그 사람이 찾은 길이기 때문이에요. 다르게 해보고, 의문을 품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찾으려고 하세요.

 

 

이선정 사진 문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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