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추상화가 오수환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4년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에 제7회 김수근문화상을 받았고,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오랜 세월 재직했다. 서울, 도쿄, 파리, 스톡홀름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11년 <변화展>, 2016년 <놀다 보니 벌써 일흔이네 : 유희삼매(遊戱三昧)> 등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했다.

 

40년 넘게 동양적인 정서가 깃든 추상화를 그려온 작가 오수환. 넓은 캔버스 위에 휘몰아치듯 내려앉은 무언가는 마치 붓글씨 같기도 하고 상형문자 같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 시절부터 서예가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서예를 익혔던바 그의 작품 곳곳에는 흐르는 물처럼 유연한 붓의 흐름과 고요하게 퍼지는 먹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예는 그저 작품을 위한 하나의 미술적 요소일 뿐, 그가 정작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글씨나 사물이 아닌 ‘순수의 세계’다. 젊은 시절,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 이데올로기의 허망함을 깨달았다는 작가는 늘 존재의 이유, 만물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왔다. 노자와 장자를 비롯해 다양한 철학사상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을 작품으로 풀어내다 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가 저절로 읽힌다. 노장의 무위자연에 심취했던 1980년대에는 ‘곡신’ 시리즈, 불교 철학에 빠졌던 1990년대에는 ‘적막’ 시리즈를 발표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도교와 주역에 관심을 가지며 ‘변화’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는 ‘대화’를 이야기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대화와 화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품을 통해 일기 쓰듯 삶을 기록하고 반성하고 성찰한다. 자못 궁금해진다. 대화가 지나간 자리에 작가는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경기도 양주 장흥아트센터 꼭대기 층에 자리한 오수환의 작업실. 창문 너머 초록빛 숲이 펼쳐지는 조용한 공간에 앉아 그는 책을 읽고 사색을 즐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널찍한 캔버스 위에 휘몰아치듯 그의 생각을 그려 넣는다.

 

곡신 193.5X130cm, Oil On Canvas, 1991

 

곡신 112.3X162cm, Oil On Canvas, 1988

 

변화 194X130.3cm, Oil On Canvas, 2007

 

Dialogue 227X182cm, Oil On Canvas, 2016-2017

 

 

김정원 사진 오진민 문의 서울옥션 www.seoulauction.com 02-39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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