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 아이템, 옹기

스스로 정화하며 쓰임을 다하면 자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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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력옹기는 300년 동안 ‘채바퀴 타래기법’으로 옹기를 만들고 있다. 한때는 집집마다 장독대가 있어 옹기없는 집이 없던 시절도 있었으나, 번들거리는 화학 유약을 바른 광명단 옹기에 밀렸고, 깨지지 않는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 용기가 옹기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뿐인가, 냉장고에 식품을 저장하며 집집마다 항아리를 놓을 공간도 줄어들면서 옹기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미력옹기는 물레를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전통을 지키는 그릇, 자연친화적인 그릇으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전남도 중요무형문화재제 96호 옹기장 이학수 장인의 공헌이 컸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부친 이옥동 장인의 가업을 9대째 잇는 이학수 장인이 보존하는 옛 방식은 이렇다. 점력이 좋은 점토에 물을 주어가며 수차례 메로 두들기고, 깨끼로 얇게 썰며 흙의 불순물을 제거해 기다란 판자 모양으로 성형한다. 그런 다음 발로 물레를 돌리며 옹기 모양을 탄탄히 잡아 건조시켜 유약을 입힌다. 유약은 다름 아닌 부엽토와 소나무 태운 재로 만든 천연 잿물이다. 유약 입힌 옹기를 건조시킨 후 장작가마에서 일주일 밤낮으로 소나무 장작을 지펴 굽는다. 이렇게 일일이 수작업으로 탄생한 옹기는 기계로 대량생산한 옹기에 견줄 바가 아니다. 수작업을 거쳐야 옹기에 미세한 숨구멍이 만들어지며 더욱 견고해진다.

 

 

점토에 물을 섞어 반죽
점토에 물을 섞어 반죽
밑판을 다진 후 물레에 올린 다음 판자 모양의 점토를 그릇 벽으로 세워가며 모양을 다진다
밑판을 다진 후 물레에 올린 다음 판자 모양의 점토를 그릇 벽으로 세워가며 모양을 다진다
직접 발로 물레를 돌려가며 모양을 다듬고 두께를 조절
직접 발로 물레를 돌려가며 모양을 다듬고 두께를 조절
가마에 굽기 전 유약을 바른다
가마에 굽기 전 유약을 바른다
유약을 바른 옹기는 다시 건조, 유약이 완전히 말라 흙의 색과 같아질 때까지 건조작업 진행
유약을 바른 옹기는 다시 건조, 유약이 완전히 말라 흙의 색과 같아질 때까지 건조작업 진행
잿물을 입혀 건조한 옹기는 1200도 내외의 가마에서 밤낮으로 불을 지펴 10여 일 동안 굽는다
잿물을 입혀 건조한 옹기는 1200도 내외의 가마에서 밤낮으로 불을 지펴 10여 일 동안 굽는다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옹기에 커다란 금이 가거나 파손되면 그냥 버리지 않고 습기 있는 땅속에 묻거나 자연 상태에 둔다. 그러면 옹기에 토화현상(土化現象)이 진행되면서 모양은 서서히 사라지고 본래 모습인 흙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이학수 장인은 상품화할 수 없는 옹기는 겨울철 찬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청죽숲에 놓는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옹기에 그 어떤 유해성이 있겠는가. 옹기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이다.

 

 

 

문경옥 사진 임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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