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님! 우리 얘기 좀 들어주세요

 

1 유능한 직원? 야근은 필수죠 #S씨, 중소기업, 회계팀 사원

[ANGRY MODE] 평소 업무시간에 허튼짓하지 않고, 쉼 없이 일하면서 정시퇴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 스마트폰 게임으로 시간만 축내는 팀장이 직원들에게 내 뒷말을 하고 다닌다는 걸 알았다. 자신은 야근이 잦은데, 정작 부하 직원은 매일 정시에 퇴근하는 게 불만이라고 했다. 본인은 맨날 업무시간에 노니까 야근하게 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웃긴 건 꾸준히 다른 팀원 들에겐 이미지 메이킹을 한다는 거다. 아무래도 야근을 몇 번 하는 시늉을 해야 할 것 같다.
[HOPE] 당신이 유능한 게 아니라 인원이 없으니까 팀장에 오른 거 건물 관리인도 압니다. 어린 직원들한테 업무가 힘들다고 투정 좀 그만 부리십시오. 그게 중2병 입니다.
[WANNA BE BOSS] 높은 자리에 오르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겠지만, 그런 감정을 자주 드러내면 소위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다른 팀보다 자신의 팀을 챙겨주는 상사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2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다? #K씨, 대기업, 마케팅팀 대리

[ANGRY MODE] 아침 7시30분, 김 차장에게 또 카톡이 왔다. 업무 개시 한 시간 반 전이지만, 그에겐 중요치 않다. 출근 전부터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다. 심지어 휴가로 해외에 머물 때도 문자로 업무를 지시했다. 365일 회사에 갇힌 기분이다. 이 외에도 부당한 처우가 많아서 상사에게 따지려고 했지만, 하나같이 주장을 피력한 직원들은 ‘찍힘’을 당해 더욱 힘들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야근에 주말 출근도 잦다. 그럴때마다 선배들은 “내가 대리일 때는 일이 더 많았고, 나중에 얼마나 고마운지 알 거야”라면서 되지도 않는 위로를 한다.
[HOPE] 초과근무가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엉덩이로 일하는 시대는 차장님 시대잖아요. 세상의 모든 상사님, 본인이 정시에 퇴근할 때, 야근 좀 하지 말고 가라는 말 한마디 부탁할게요.
[WANNA BE BOSS] 기획 방향이 잘못됐는데 밀고 나가는 상사. 더는 만나기 싫습니다. 결국,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일하며 허송세월만 하거든요. 젊은 직원들의 패기를 회사 자산처럼 여기고 밀어주는 상사와 회사 없을까요?

3 답은 나왔지만, 쇼는 해야 한다 #H씨, 은행원, 과장

[ANGRY MODE] 내가 근무하는 은행의 지점장은 자신은 신세대라며 부하 직원끼리 회의를 하게 한다. 아침이 아닌 퇴근 후에 다음 날 결과를 보고하면, 십중팔구 퇴짜를 맞는다. 결국, 또 회의를 해야 한다. 두세 번 퇴짜를 맞으면 그제야 자기 생각을 밝히고 지시한다. 이미 답은 그의 마음속에 있는 셈이다. 그가 회의라도 참석 하는 날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했던 말을 무한 반복하며, 이 와중에 가족과 여행 얘기가 꼭 들어간다. 가본 적도 없는 일본 얘기를 하도 들어서 이젠 그곳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릴 수도 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는 무시하고, 본인의 의사대로 법을 만드는 이곳. 정말 뜨고 싶다.
[HOPE] 지점장님, 담배는 제발 사서 피우시죠. 제 연봉의 몇 배는 받으면서 담배 얻어갈 때마다 손님 몫까지 몇 개비 더 챙기는 모습, 부하 직원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WANNA BE BOSS] 연차 쓸 때 사유를 묻지 않았으면 해요. 어차피 연차 사유의 대부분이 거짓말 아닌가요? 사적인 부분을 존중하는 상사를 만났으면 합니다.

4 취미 공유, 융화가 답이다 #R씨, 대기업, 연구소 과장

[ANGRY MODE] 박사 경력으로 입사한 케이스라 업무상 실수가 발생하면 “학위까지 있는데, 그것밖에 안되니?”라고 비꼬는 상사를 모시고 있다. 실제 업무 내용은 취득한 학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빈정거리는 말투와 욕을 교묘히 섞어서 기를 꺾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가족이 있으므로 참고있다. 최근엔 감정적인 부분이 상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다. 나름 내공이 생겼다. 그래도 사회생활은 결국 어울림이라 상사가 좋아하는 스크린 골프와 탁구를 함께 치며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HOPE] 21세기를 사는 똑똑한 팀원들에게 20세기형 업무 지시는 촌스럽고 쪽팔리는 방식 아닌가요? 팀원의 단점을 찾아 공격하지 말고, 장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아량이 상사의 덕목입니다.
[WANNA BE BOSS] 업무의 양과 균형을 고려해 적절히 배분하는 상사야말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입니다. 팀원들이 주어진 시간에 업무를 마칠 수 있는 양을 조절해 그들의 삶도 헤아려주길 바랍니다.

 

차별 없는 관계, 업무 외 시간의 보장
조직의 문화와 업무가 많아지는 직급인 대리부터 자신의 상사에 대해 말 못할 불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들에겐 업무적인 스트레스도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 상사와 틀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앞에선 소통, 뒤에선 불통인 상사들의 자세가 180도 바뀌길 바라는 사람은 없었다.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여유와 본인들이 성장할수 있는 터전만 신경 써달 라는 소박한 인터뷰이들의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유재기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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