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춤추는 울산

고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시 울산으로 

 

 

얼마 전, 울산 장생포항 동남쪽 13.5km 지점에서 참돌고래떼 1000여 마리가 출몰했다. 춤을 추듯 바다 위를 자유롭게 뛰노는 돌고래들의 모습을 보니 울산으로 마음이 향했다. 사실 울산은 고래와 인연이 아주 깊은 도시다. 국보 제285호 울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고래 사냥을 시작했고, 이후 1970년대 말까지 포경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고래마을을 형성했을 정도다. 1986년 이후 고래잡이는 불법이 되었지만 여전히 울산 곳곳에는 고래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는 현재 고래문화마을로 꾸며져 울산의 대표적인 가족여행지가 되었다. 마을 내에는 장생포옛마을을 비롯해 거대한 고래를 만날 수 있는 고래조각공원, 고래광장, 수생식물원, 고래만나는길 & 고래이야기길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볼거리가 다채롭다. 고래를 잡던 옛 마을을 그대로 복원한 장생포옛마을은 들어서는 순간 1970~198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다. 포수의 집이나 선장의 집, 고래해체장 등 과거 어민들의 실제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고래 테마의 석고방향제나 조명등 만들기 등 어린이 체험교실도 열려 1000원의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실물 크기의 고래 모형으로 생동감 넘치는 고래해체장
1970-1980년대 장생포 어촌의 모습을 재현한 장생포옛마을
제대로 즐기려면?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에서는 고래바다여행선을 운항한다. 4월부터 11월 말까지 매주 화·수·목요일 오후 2시, 금요일 오후 1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등 총 8회 고래탐사 프로그 램을 운영하며, 총 3개의 운항 코스를 갖췄다. 가격은 13세 이상 2만 원, 만 3∼12세 1만 원. 만약 고래를 구경하지 못하면 고래박물관 무료 관람이나 고래생태체험관 40% 할인 혜택을 준다. 5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디너크루즈도 진행한다. 052-226-190

 

고래가 몰려오는 바다, 그 물줄기를 따라 뭍으로 올라오면 울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과 연결된다. 길이 47.54㎞, 강은 길고 아름답지만 사랑받는 구간은 따로 있다. 바로 4km에 걸쳐 대나무가 심어져 있는 태화강 대공원의 십리대밭이다.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도 오른 이곳은 도시개발계획으로 사라질 뻔했지만 울산 시민이 반대한 덕에 잘 보존되어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에게 물었다. 울산에서 어디가 좋으냐고.
백발백중 대답은 십리대밭이다. 그 속에 있으면 근심이 사라진단다. 당최, 어떤 곳이기에. 그래서 걷기 시작했다. 대나무숲이 시작되는 끄트머리에서 오산 만회정까지. 댓잎 하나하나에 초록이 내려앉았다. 빽빽한 대나무숲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가 사각사각 연주를 한다. 아이들도 신났다. 끝없이 펼쳐지는 대나무숲을 마치 미로를 통과하듯 뛰어다닌다. 초록이 쏟아지는 길, 맑은 공기로 가득찬 길,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관통하는 길, 십리를 걷고 나니 머리가 맑아진다. 아, 이래서였구나. 이래서였어!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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