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동화가 되는 그림

그의 그림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책 한 권을 펼쳐보는 것 같다

 

 

당신이 잠든 사이 10 109.5X162cm, 장지에 채색

 

동양화에 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를 재치있게 녹여내는 작가 신선미. 2000년대 중반, 그의 작품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동양화에 한복을 입은 여인이 등장하는건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그가 표현한 대상이 전통적인 옛 여성이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현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한복을 입은 채 졸음을 쫓느라 눈꺼풀과 씨름하고, 소파에서 지친 채 잠이 들고, 만사 귀찮다는 듯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일상속 풍경은 웃음을 유발한다. 우리가 전통의 틀 안에 가둬 버렸던 한복을 일상으로 끄집어내고, 소재의 한계를 넘어 스탠드·계산기·체온계 등을 동양화의 화폭에 그려 넣은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통한 셈이다. 여기에 개미의 모습을 의인화한 개미요정을 구석구석 배치해 순수함을 잃어가는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사실 작품 속 주인공은 작가 본인이다. 한 장 한 장, 그림일기를 그리듯 작품을 이어나간 지 10년. 어느새 여인은 엄마가 되었고 갓난 아이는 소년으로 성장했다. 그의 작품에는 따뜻함이 배어 있다. 우선 색감이 그렇다. 전통 채색 방식으로 염색하듯 바르고 마르길 반복하며 연하게 쌓아올린 색은 동양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전한다. 시선도 그렇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 주변 사물이 마냥 신기한 아이,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작은 개미요정에 이르기까지 일상을 대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래서 웃게 된다. 무심코 지나쳐버린 소소한 즐거움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되니 말이다.

 

신선미는?

2004년 울산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06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이후 2007년 <한일교류전>, 2008년 <한국 국제아트페어>, 2009년 <뉴욕 스코프아트페어> 등에 참여했고, 2006년 <그림속 그림이야기>, 2007년 <개미요정 이야기>, 2010년 <개미요정의 유희>, 2013년 <개미요정 다시 만나다>, 2016년 <한밤중의 개미요정>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화폭에 담는 소재가 굳이 대단한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가장 ‘나’다운 것을 그렸을 때 편안함이 느껴졌다. 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일상을 그린다. 개미요정이라는 양념을 살짝 쳐서!”

 

다시 만나다 16 119X162cm, 장지에 채색, 2016
다시 만나다 4 76X110cm, 장지에 채색, 2014
다시 만나다 14 79X118.5cm, 장지에 채색, 2016
다시 만나다 17 119X162cm, 장지에 채색, 2016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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