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같은 그림, 극사실주의 아티스트 고영훈

하찮게 여겨졌을 주변 사물들이 그의 섬세한 붓놀림에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작가소개, 고영훈
1976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2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대한민국 미술기자상, 1991년 제1회 토탈미술대상을 수상했고, 1974년부터 꾸준하게 서울, 제주, 도쿄, 런던, 파리, 뉴욕 등지에서 전시회를 가져왔다. 2014년 <있음에의 경의>에 이어 올해 또다른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극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고영훈.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들여다 볼수록 놀라움의 연속이다. 1970년대에 이미 ‘This is a Stone’ 시리즈로 국내외 미술계의 인정을 받았고, 45년 넘게 돌과 꽃, 달항아리 등을 꾸준히 그리며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일명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사전적인 의미로는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사진처럼 극명한 사실주의적 화면 구성을 추구하는 예술 양식을 말한다. 하지만 고영훈에게 작품은 단순히 똑같이 그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본질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그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고 알고자하는 자세, 하나의 작품을 그리기 위해 사물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노력이 작품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의미다. 그리는 대상이 바뀌는 것은 그의 삶과 가치관의 변화를 말해준다. 20대 청년 시절에는 거대한 이상향을 꿈꾸며 큰 돌을 그렸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는 소시민의 모습으로 주변 사물들을 끄집어냈으며, 나이가 들면서는 삶을 돌아보며 앞과 뒤, 겉과 속, 과거와 미래를 담고 있는 달항아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작품은 자신이 살아온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삶, 그리고 가치관이 또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그가 그리게 될 대상 역시 무엇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비록 하찮을지라도 작가 스스로 존재의 이유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접근해나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달항아리 130x90cm, Acrylic on plaster and paper, 2005
스톤북 87.2x118cm, Acrylic on cloth and paper, 1989
무제 84x120cm, Acrylic on cloth and paper, 1992
아이리스와 난꽃 77×129.3cm, Acrylic and collage on paper, 2004

 

김정원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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