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알았다, 공주의 매력

빈티지 감성 골목 여행의 천국

 

 

 

공주 시내, 깨알처럼 박혀 있는 우리나라 근대 건축물
1400년 전,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의 수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이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도시.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박힌 백제 문화가 공주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내여행의 핫 트렌드로 떠오른 ‘근대건축 투어’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100여 년 전 건물이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를 증명하는 건물, 대표적인 예가 중세 고딕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중동성당과 공주제일교회다. 1897년에 설립된 중동성당은 공주 지역 최초의 천주교 성당으로 지금 모습은 1936년부터 2년에 걸쳐 지어졌다. 하늘을 향해 뻗은 높은 종탑과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외관, 성당 앞으로 펼쳐지는 공주 시가지 풍경은 더 이상 백제가 아닌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도시의 면모를 보여준다. 남부 지역 최초의 감리교회인 공주제일교회도 볼만하다. 1902년 허름한 초가집에서 출발, 1930년에 붉은 벽돌 건물을 지어 올려 지금의 공주제일교회가 되었고, 6·25전쟁으로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1955년에 개축했다. 내부는 기독교역사박 물관으로 꾸몄는데, 현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라 들어갈 수 없음이 아쉽다.
공주역사영상관으로 변신한 옛 공주읍사무소는 성냥갑처럼 네모반듯한 구조, 네 개의 원기둥을 장식해 완벽한 좌우 대칭의 균형미를 자랑한다. 1920년에 충남금융조합연합회 회관으로 세워져 1930년부터 1985년까지 공주읍사무소, 이어서 3년간 공주시청으로 사용되었고, 2014년부터는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한다. 중동성당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충남역사박물관 역시 근대건축의 골격을 갖췄다. 한때는 충청감영 관찰사가 정무를 보던 곳이자 옛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 현재는 19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충남의 역사자료와 생활민속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근처의 옛 선교사가옥은 1921년 미국인 선교사 부부가 거주했던 곳으로 공주 지역 최초의 서양식 주거 건물이라 의미가 크다. 근대건축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로는 풀꽃문학관을 추천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간결한 시 ‘풀꽃’으로 사랑받은 나태주 시인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이다. 공주에서 유일하게 남은 1930년대 일본식 적산가옥을 수리해 만들었는데,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소박하게 시를 읊고 차 한 잔 마실 여유가 있다. 그러고 보니 공주는 시인의 시와도 닮았다. 자세히 보니,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매력이 보인다.

 

근대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옛 공주읍사무소는 현재 공주역사영상관으로 운영 중이다
일본식 가옥을 개조해 만든 풀꽃문학관에는 나태주 시인의 소박한 물건이 전시되어 있다
나태주 시인이 손님들을 반기는 풀꽃문학관
중세 고딕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중동성당은 공주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이다

 

잠자리가 놀다간 골목
한때는 공주의 중심이었다. 제민천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골목마다 재잘재잘 웃고 떠드는 아이들 소리도 넘쳤다. 시끌벅적하던 동네가 조용해진 건 충남도청이 도심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생기를 잃은 골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골목을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고 모여 골목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루치아의 뜰 & 초코 루제
골목 깊숙한 곳,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사각 지역에 아늑하게 자리한 한옥 찻집과 초콜릿 카페. 제민천 골목에 생명을 불어넣고 공주에 골목 투어 바람을 불러일으킨 일등공신이다. 파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작 열 평 남짓의 작은 한옥이 등장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려지고 방치되어 쓰레기로 가득 찼던 공간이다. 그곳이 이렇게 변하리라고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루치아의 심미안이 제대로 통했다. 오랫동안 차를 즐기고 공부한 그녀는 낡은 한옥을 고쳐 차향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차를 우려내고 손님을 맞이하는 일상, 사람들과 만나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루치아의 뜰은 골목의 중심이 되었다. 찻집 안쪽으로는 초코 루제가 자리한다. 루치아의 남편 요한이 대학교수직을 내려놓고 쇼콜라티에로 변신한 것이다. 루치아의 뜰을 지나지 않으면 초코 루제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두 공간의 조합 또한 재미있다.

가격 기본 차 7000~9000원, 루치아 2인 티세트 1만9000원, 율란파이·오랑제뜨 수제 티푸드 5000원 영업시간 평일 12:00~19:00, 주말 13:00~19:00(화요일 휴무) 주소 충남 공주시 웅진로 145-8 문의 041-855-2233

 

고가네 칼국수
무농약 무표백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로 유명한 공주 맛집. 1996년에 오픈했으니 올해로 21년째, 건강한 음식을 내놓겠다는 고집이 통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우리 밀만 사용하다 보니 식감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노력 끝에 지금의 맛을 유지하게 되었다. 고가네 칼국수는 전골처럼 배추·버섯·호박 등 신선한 채소들이 들어간 한우 사골육수가 끓으면 면을 넣어 즉석에서 먹는 것이 특징. 여기에 김치·숙주·두부 등을 넣고 빚은 큼지막한 평양식 만두를 넣으면 만두전골이 된다. 뜨거운 국물 메뉴 못지않게 보쌈수육도 인기 높다. 까다롭게 선별한 국내산 돼지고기로 요리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가격 평양식 만두전골 2만~2만5000원, 우리밀 국수전골 6000원, 보쌈수육 1만5000~2만 원 영업시간 11:00~21:30(일요일 휴무) 주소 충남 공주시 제민천3길 56 문의 041-856-6476

 

정중동 호스텔
여관 미소장과 대명장을 리모델링한 숙소로 마주 보는 벽면이 옛 호서극장의 뒷담이다. 벽면에는 잊힌 극장의 아쉬움을 달래듯 공주 공산성을 소재로 한 1968년 영화 <공산성의 혈투> 포스터가 그려져 있다. 근대건축물처럼 꾸민 외관, 각 객실에는 TV·침대·냉장고·욕실용품 등이 갖춰져 있고, 1인실 3만 원, 2인실 5만 원의 가격 또한 저렴하다.

주소 충남 공주시 웅진로 145-11  문의  010-6360-4653

 

아인하우스
금속공예가 김경아의 갤러리 겸 카페. 1층은 커피와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는 공간과 금속공예 작품을 전시하는 쇼룸으로 나뉜다. 백제 무령왕비 금제 관 장식 문양을 사용한 방짜 유기 수저나 그릇 등은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 2층에는 작가의 개인 작업실이 있고, 금속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도 운영 중으로 2인실 5만 원, 가족실 12만 원이다.

주소 충남 공주시 웅진로 145-14 문의 010-4422-7262

 

지산공방
대한민국 목공예 명장 1호 유석근 선생의 작업실. 개인 공방이지만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나주반·해주반 등 단 한 개의 못도 박지 않고 느티나무를 깎아 끼워 맞춘 소반은 그 자체가 작품이다. 40여 년간 전통 소반만을 고집스럽게 만들어온 장인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공간. 실제 목공예 작업을 하는 모습과 완성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6 문의 041-855-7447

 

 

김정원 사진 홍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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