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수국의 숲으로

전남 해남 두륜산 서쪽 골짜기를 색색으로 수놓는 해남 땅끝수국축제는 여름 휴가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김은아 사진 해남군청, 포레스트 수목원

봄과 여름은 생명이 생동하는 계절. 예년 같으면 전국이 각종 축제로 떠들썩할 텐데 올해는 코로나19 로 취소와 연기 소식이 전해지는 중이다. 이러한 씁쓸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땅끝마을 해남에서 열리는 ‘땅끝수국축제’다.

목적지는 해남군 현산면 황산리 봉동계곡에 위치한 포레스트 수목원. 총 2만3000㎡ 면적에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의 철학적 이상향이 담긴 작은 정원들이 다채롭게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6월부터 7월까지 ‘여름의 꽃’ 수국을 주인 공으로 땅끝수국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첫 축제를 개최한 수목원은 두 번째 땅끝수국축제를 더욱 화려하고 풍성하게 열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해남 외에 전남 신안, 제주 등에서도 수국축제가 열리 지만, 어느 곳보다 다양한 종의 수국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땅끝수국축제다.

이번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수국은 무려 200개 품종의 7000본. 이는 지난해 축제의 두 배 규모로, 국내 어느 곳보다도 많은 품종과 개체의 숫자다. 이처럼 풍성한 수국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포레스트 수목원을 운영하는 김건영 원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가장 많은 품종의 수국을 한자리에서
해남 출신이면서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한 그가 고향에 수목 원을 조성하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시작한 것은 8년 전. 수국 품종 수집에 나선 것도 이때부터다. 포레스트 수목원을 ‘찾아오는 수목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국내의 수많은 수목 원을 찾아다니며 내린 결론이었다.

“아침고요수목원, 한택식물원 등 연중 붐비는 수목원들의 비결 중 하나는 접근성이었습니다.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이 짬을 내 찾기 수월하죠. 그러나 포레스트 수목원은 땅끝 해남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방문객을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르는 곳이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를 위해 사계절 내내 다른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김 원장의 말대로 봄에는 철쭉과 팥꽃나무, 꽃잔디가 어우러지는 분홍꽃 축제,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보드라운 팜파스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팜파스 축제가 열린다. 그중에서도 수목 원의 여름을 책임지는 수국축제를 위해서 그는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방문객들에게 포레스트 수목원이 아니면 쉽게 보기 힘든 품종의 수국을 선보이고 싶어서다. 이를 위해 김건영 원장은 수국을 기르는 이들을 수소문하며 희귀한 품종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수국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식물에 비해 번식이 쉽다는 것. 잘 기르기만 하면 한 줄기만으로도 어엿한 나무를 키워낼 수 있다. 김 원장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희귀 품종 전문 수집가들에게 한 줄기씩 수국을 얻어와 총 200여 가지의 품종을 모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희귀품종인 댄싱엔젤

해남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식물들
이번 축제에서 공개되는 대표적인 희귀 품종은 댄싱엔젤. 핑크빛의 꽃송이도 눈길을 끌지만 꽃잎 한 장 한 장에 천사가 춤추는 장면을 연상하게 만드는 독특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 유심히 들여 다볼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김 원장이 특별히 아끼는 이 품종은 지난해 축제에서는 작은 모종 한 본만을 가지고 있던 터라 조심스러운 마음에 CCTV 바로 앞에 배치해두었다는 후문. 올해는 다섯 본의 커다란 나무로 자라는 데 성공해 관람객들이 좀더 편하게 ‘춤추는 천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듯하다. 또 해남 에서 자생하는 산수국 역시 이번 축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대부분 수국이 옆으로 가지를 뻗지 않고 위로만 자라나는데 반해, 해남의 산수국은 넝쿨처럼 뻗어가는 특성이 있어 한 본만 심어도 주변을 수국밭으로 만들어놓는 기특한 품종이다.

수국은 다른 꽃보다 개화 기간이 긴 덕분에 축제가 열리는 한달 반 동안 화사함을 만끽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6월 15~25일 사이에 수목원을 방문하면 가장 절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김건영 원장의 귀띔. 땅끝수국축제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수목원으로 만족하지 말고 해남 일대를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땅끝마을 해남은 바다와 산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지역으 로, 산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맛 기행을 즐기기에도 손색없다. 더군다나 2020년은 해남 방문의 해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 당장 해남으로 떠나야 할 이유가 이렇게나 많다.

땅끝수국축제
축제 기간 수목원 곳곳에는 포토존이 설치되어 화사한 수국밭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다.
또한 200가지 품종의 수국 외에도 해남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붉은 찔레나무와 노란색이 눈부신 실거리나무등 독특한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2020년 해남 방문의 해를 맞아 평소보다 10%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수 있으며, 단체관람객의 경우 예약하면 김건영 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수국축제를 즐길 수 있다.

일시 6월 5일~7월 19일 08:00~19:00
주소 전남 해남군 현산면 황산리 산 1-3 포레스트 수목원 061-533-7220
입장료 성인 5000원, 해남군민·단체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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