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G80

소비에 대한 고민의 폭을 한 뼘 이상 줄여준 G80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3세대)이 출시됐다. 7년 만에 이뤄진 풀체인지 모델로 지난해부터 성능 부분의 퍼포먼스보다 디자인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몇 년간 기존 1세대에서 2세대까지 호평을 받으며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포스로 수많은 자동차 및 남성 커뮤니티 카페에서 독일 3사(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세단과 견주어졌다. 그리고 지난 3월 30일,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신차가 공개되자마자 독일 외신들은 G80의 디자인에 대해 “독일차 브랜드가 장악했던 세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말도 안 되게 멋진 차”라는 호평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디자인을 보면 수긍이 된다. ‘우아하고 역동적인 외장 디자인’에 강점을 뒀다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방침처럼 방패를 연상시키는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과 양옆에 ‘두 줄’로 이뤄진 쿼드램프 디자인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주요 포인트 역시 바로 전면부 제네시스 로고에서 시작되어 센터라인을 포함해 크레스트 그릴, 그리고 후면부에서도 빛을 발휘하는 두 줄이다. 이는 지난 1월에 출시된 제네시스 플래그십 SUV GV80과 궤를 같이한다. 동일한 자리에 두 줄의 램프가 위치해 형제 차량임을 알 수있다. 전후좌우 어느 방향에서도 제네시스임을 알도록 설계된 GV80과 G80의 디테일. 고가의 손목시계와 럭셔리 세단은 착용하는 이의 만족도만큼 먼저 알아봐주는 주변의 목소리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갖춘 프레타포르테

독일 3사 중형 세단을 찾는 이유는 성능적인 부분의 퍼포먼스와 6000만~8000만 원 이상의 자동차를 운영할 수 있는 재력,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로 압축할 수 있다. G80은 출시 초기, 많은 이가 경쟁 상대로 E세그먼트(E-CLASS, 5시리즈, A6)를 꼽지만 중형 세단을 플랫폼으로 한 ‘A7’과 ‘CLS’와 같은 패스트백 스타일(자동차 뒤쪽 지붕에서 트렁크 끝까지 경사가 완만해 트렁크의 길이가 짧음)을 입혀 기존 E세그먼트 라인을 염두에 둔 소비자에게 ‘일거양득’ 이상의 만족도를 선물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대형차와 준대형 세단의 디자인은 보수적이지만 G80은 C필러 디자인을 짧게 다듬어 상대적으로 보닛이 길어 보인다. 균형 잡힌 디자인과 밸런스는 준대형 세단과 E세그먼트를 넘나드는 ‘장르’를 창조했다.

물론 고민도 있다. G80의 시작가(2.5ℓ 터보)는 5247만 원이다. 여기에 다양한 옵션과 편의사항, 부분자율주행을 선택하면 7600만 원까지 올라간다. E세그먼트는 어떨까? 할인의 폭이 유기적이지만 전반적으로 살피면 E클래스는 6000만 원에서 1억 원 후반의 가격대로, 5시리즈는 6000만 원 후반에서 9000만 원 선에 육박한다(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차이가 발생). 소위 수입차의 감성을 위해 기본 옵션의 수입차를 선택하거나 중급 이상 옵션의 G80 2.5ℓ 터보 모델을 6000만 원대로 구입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 커진다. 지난해 수입차 모사의 경우 1000만 원에 가까운 기습 할인을 통해 잠재고객에겐 환희를 선사한 반면 기존 고객에겐 원성을 산 바 있다. 그럼에도 G80은 출시 첫날 2만2000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량인 3만3000대를 하루 만에 절반 이상 이룬 쾌거다. 수입차를 ‘살 수 있음에도’ 더 나은 기술과 디자인을 입힌 G80. 수입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 하우스에선 매년 기술력과 예술성을 선보이는 패션쇼인 ‘오트쿠튀르’와 상업성과 예술성을 갖춘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이 있다. 제네시스 G80은 프레타포르테와 닮았다. 대중의 눈높이를 높여주며 그 이상의 문화 향유를 선도하는 비즈니스. G80의 탄생이 수많은 소비재의 품질을 올리는 전환점의 ‘기원’이 될지 지켜보자.

유재기 협조 현대기아차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