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_때론 짜릿하게, 때론 천천히

“ 매일 우리가 걷는 삶의 길은 어쩌면 벼랑길인지 모르지.
위태로운 발길을 붙잡아주는 고운 손길이 있고,
어두운 밤길을 비쳐주는 환한 달빛이 있어 우리의 삶은 벼랑에 세운
잔도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거겠지.”

 

PART 1 때론 짜릿하게, 때론 천천히

 

2019 한국관광의 별 ‘만천하스카이워크’

“어머, 저긴 어디야?”

“사인암! 우리 어제 봤던 데잖아. 다시 보니 진짜 멋있네.”

“아이고, 저거 무섭겠다.”

“아니야, 언니. 나도 저거(집와이어) 타봤는데 재밌어. 탈 만해.”

“단양에 마늘 축제할 때 또 오자고.”

▲단양강 잔도와 만천하스카이워크 산 위의 일몰 풍경

충북 단양의 이름난 명소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찾았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금수산 만학천봉, 해발 340m에 세워진 만천하스카이워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버스 안에는 정성스럽게 만든 단양군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함께 탑승한 단체 여행객들이 명소가 하나씩 바뀔 때마다 그가 경험한 단양 자랑을 덧붙였다. 그 목소리가 하도 명랑하여 나도 아는 바를 보태고자 입이 근질거렸다.

“방금 들어온 따끈따끈한 뉴스인데요, 2019 한국관광의 별에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선정됐대요. 2017년 7월에 개장하고 지금까지 115만 명이 여길 찾아왔다니 정말 인기가 많은 거죠. 특히 충북 지역이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해요.”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삼족오 맨끝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멋진 여유!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어는 겨울의 이른 아침, 같은 마음으로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찾은 모르는 이웃들에게 기사로 정리될 이야기를 속으로 곱씹었다. 구불구불 완만한 곡선을 따라 5분이 지났을까? 7분이 지났을까? 금수산 만학천봉, 해발 340m 높이에서 버스가 멈췄다.

알파인코스터를 타려면 입구의 매표소 옆에서 대기하면 되고, 집와이어를 타려면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이동하면 된다. 사실 겁이 아주 많은 기자는 그동안 집와이어에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2020년 새해가 밝아오고,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직업인지라 과감히 도전!을 외쳤다.

다소 어리어리한 표정과 몸짓으로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집와이어를 경험하기 5초 전, 머릿속으로는 ‘과연 잘한 짓일까?’에 대한 번뇌가 일었지만, 물릴 수도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두 발을 대고 있던 문이 열리며 ‘피융~!’ 허공을 쏜살같이 내달리고 있는 저 사람은 나야 나. 그리고 버스에서 들었던 말은 사실로 입증되었다.

“나도 저거 타봤는데 재밌어. 탈 만해.”

이 경험 덕분에 언젠가 패러글라이딩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에 불씨가 심어졌다.(그나저나 여러분은 만천하스카이워크 다 보고 나서 집와이어 타세요. 입구에서 셔틀버스 출발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거든요.)

방금 전의 용기백배는 어디 갔나, 저기에 서면 만천하! 온 천하를 내려다볼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는데 쥐어짜도 용기가 나질 않는다. 나선형의 길을 따라 만천하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올랐다. 단양강 수면에서 120m 높이에 삼족오(발이 셋인 상상 속의 까마귀)를 연상케 하는 세 갈래의 길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그중 제일 긴 길이 단연코 제일 스릴 넘치는 길로, 기자는 쳐다만 봐도 아찔하다. 직접 갔다 와서 그런지 사진만 봐도 아찔한 상태.

▲굽이굽이 아름다운 단양

“하나도 안 무서워. 일로 와봐.”

버스에서 들려온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그들의 멤버들을 초대한다. 특별히 삼족오에서 바라보면 소백산, 월악산, 금수산은 더욱 그림처럼 아름답겠지만, 한사코 오라고 해도 한사코 못 가는 마음입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혹은 눈빛이 반짝반짝. 만천하스카 이워크를 찾는 이들마다 다르지만 빛나는 추억을 이야기하리!

 

  • 벼랑에 세운 잔도처럼

남한강 암벽을 따라 총 길이 1.12km의 단양강 잔도가 설치되어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옛 여인의 치맛단처럼 유연하고, 그 길을 따라 직접 걸으면 거칠고 짜릿한 자연의 조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일몰 무렵부터는 잔도를 밝히는 점점의 조명이 낮과는 또 다른 낭만으로 다가오니 기회가 되면 이 시간도 놓치지 말길.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빛터널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 잔도, 수양개선사 유물전시관은 한 코스처럼 봐도 무관할 만큼 가까이 있다. 이 중 수양개선사 유물전시관은 무려 2만 년을 전후한 구석기시대 석기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만천하스카이워크와는 또 다른 여행의 묘미를 안겨준다. 전시관 앞에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는 매머드 화석을 보니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 수양개선사 유물전시관은 1983년 충주댐 수몰 지구 문화유적 발굴조사의 일환으로 발굴을 시작해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기원 전후 ~300년경)까지의 문화층에서 발굴된 수양개 유적의 유물과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빛의 테마가 황홀한 수양개빛터널

양군 적성면 애곡리 수양개 마을에 자리하며, 충주댐 수몰 지역 지표 조사로 충북대학교 박물관팀이 1980년 7월 21일 발견했다. 수양개 Ⅰ지구 유적에서는 50여 개의 석기제작소가, 수양개 Ⅱ지구 유적은 원삼국시대에서 백제 초기로 이어지는 큰 취락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새로이 찾은 Ⅵ지구에서는 Ⅰ지구보다 더 높은 집중도를 보이는 3개의 구석기문화층이 확인되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의 전시관은 무려 5000점 이상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매머드 화석부터 슴베찌르개, 돌화살촉, 옥장신구, 석기를 제작하는 슬기사람(Homo Sapiens)을 만나며 시간의 소용돌이를 지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았다.

▲태고의 숨결을 간직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인류가 살아온 전체 역사의 대부분이 구석기시대에 속해요. 중기 구석기시대에는 석기 제작 방법이 혁신했던 때로, 슬기 사람이 등장하면서 문화가 발전했습니다. 후기 구석기시대는 종전의 인류보다 지적 수준이 우수한 슬기슬기사람(Homo Sapiens Sapiens) 문화로 다양한 종류의 석기가 등장해요. 종전의 석기에다 간접떼기 수법으로 새기개, 돌날, 좀돌날 등을 만들었죠. 단양 지역은 석회암이 발달한 지역이에요. 동굴과 바위그늘이 많이 형성되어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이를 거주공간으로 이용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사문화의 발상지로서 전시관을 통해 태고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롭게 하며, 정신까지도 표현해냈던 인류의 조상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좀 더 세련됐으나 날카롭고, 거침없으나 자신을 잘 감추기도 하는 삶을 사는 나는 과연 진보한 인간일까? 문화해설사의 안내로 전시관을 둘러보며 생각이 깊어진다. 전시관을 나와 1985년 충주댐 완공 전까지 중앙선 철로로 사용되었던 터널에 들어섰다. 수양개빛 터널로 불리는 이곳의 오색찬란함은 태고의 숨결을 잇는 듯 아득하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우주를 유영하듯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곳을 거닐었다.

 

“ 하늘로 솟구쳐 오를 힘이 되어줄 바람을 한참 기다리다 마침내 신호가 떨어진다. 내리막길을 따라 힘찬 발 구르기가 이어짐과 동시에 캐노피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방금까지 지상에 있던 그는 벌써 저만치 날아 자신만의 세상을 대면하는 중이다.

그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궁금함이 커지면 기어코 문을 열게 되는 날이 오는 법. 나와 너,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 ”

 

한국관광의 별이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은 한 해 동안 관광 발전에 기여한 관광자원에 주는 상으로 국내 관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2019 한국관광의 별’은 종전의 형태별 분야·부문 중심에서 벗어나, 매력도와 기여도를 중심으로 본상과 특별상으로 나눠 시상했다.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본상의 ‘새로운 매력을 창출한 관광자원’ 분야에 선정됐다.

 

 

정상미 사진 이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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