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나주 하면 곰탕이제

뜨거운 곰탕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
한 그릇 뚝딱, 맛과 정을 동시에 나눈다.

 

전라도로 떠나는 미식여행, 잦은 출장으로 온몸이 피곤해도 입꼬리가 쓰윽 올라가는 걸 보면 몸은 이미 설레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남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남 나주다.

나주에는 결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3대 별미, 곰탕과 홍어, 장어가 기다리고 있다. 한때 목포항에서 영산강을 따라 내륙까지 연결되었던 옛 영산포구는 영산포 홍어거리로 변신해 11월부터 4월까지 제철 맞은 홍어요리를 선보이고,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구진포는 장어거리가 형성되어 힘이 불끈 솟는 겨울 보양식을 내놓는다.

이번 여행의 주인공은 곰탕이다. 추운 겨울, 아무리 꽁꽁 싸매도 기어코 비집고 들어와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칼바람에 맞서려면 몸속 깊은 곳부터 뜨끈한 온기로 꽉 채워줄 곰탕의 힘이 필요하다. 나주곰탕을 먹으려는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금계동으로 향한다. 나주 여행의 중심이 되는 금성관 앞으로 나주곰탕골목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오래전 우시장에서 소를 잡고 남은 부산물로 만든 장터 국밥이 곰탕의 시초가 되었는데, 오랜 시간 푹 고았다 하여 ‘곰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주곰탕골목의 터줏대감인 하얀집과 남평할매집, 노안집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오는 맛집. 골목의 살아 있는 역사나 다름 없다.

이 외에도 한옥집, 탯자리, 사매기, 미향나주곰탕 등이 전통의 맛을 지킨다. 나주곰탕은 일반 곰탕과 달리 국물이 맑고 깨끗하다. 뼈와 고기를 함께 넣고 끓여 뽀얗게 우려내는 국물이 아닌 양지나 사태, 목살 등 고기 위주로 국물을 내기 때문이다.

가마솥에서 푹 끓인 곰탕에 밥과 고기를 넣고 여러 번 토렴한 후 달걀지단과 파, 고춧가루 등을 올려 먹는데, 뜨끈한 한 입 속에 시원함과 고소함이 교차한다. 곰탕에 빠질 수 없는 김치와 깍두기 또한 어쩜 이리 맛있는지, 찰떡궁합이 따로 없다.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한국인의 밥상, 여기서 찾았다.

 

남평할매집

#전라남도가_인정했다 #남도음식명가 #60년전통나주곰탕 #전통방식_그대로 #정직담백한맛 #명인솜씨 #김치맛이_예술일세

꾸밈없이 정직하게! 얄팍한 상술 따윈 통하지 않는다. 전통 방식 그대로 나주곰탕 맛을 잇는 것이 신념. 매일시장에서 어머니 김양림 씨가 곰탕을 팔기 시작해 ‘남평집’, ‘남평식당’ 등의 이름으로 불렸고, 이후 딸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남평 할매집’으로 정착했다.

어머니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보존에 힘써온 공을 인정받아 전통문화보존명인장으로 선정되었고, 딸 역시 남평할매집을 전라남도가 인증하는 남도 음식 명가로 이끌었다. 현재는 막내딸 장행자 씨가 어머니 손맛을 전한다. 곰탕은 사골이나 잡뼈를 섞지 않은 100% 국내산 한우를 오랜 시간 끓여 맑고 담백한 국물 맛을 내고, 여러 번의 토렴 과정을 거쳐 내놓는다. 아롱사태, 우설, 볼살, 소머리껍데기 등을 삶은 수육도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8:00~21:00|공휴일 휴무|나주곰탕 9000원, 수육곰탕 1만 2000원, 수육 3만5000원|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1-1|061-334-4682|

 

하얀집

#나주장터_육문식당 #100년까진_아니지만_100년_역사를_쓴다 #4대째_이어온_곰탕 #진짜배기 #맛있다 #푸짐하다 #친절하다

금성관 바로 앞, 나주곰탕골목의 중심이 되는 하얀집. 아침 부터 곰탕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집 곰탕 맛의 8할은 좋은 재료다. 증조할머니와 할머니, 아버지에 이어 현재 4대째 하얀집을 운영하고 있는 길형선 씨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비싼 한우로 만드는데 맛없으면 되간?”.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한 끼 맛있고 배부른 식사를 제공하기 위함이란다. 보통 나주곰탕은 고기만으로 국물을 우려내지만 하얀집은 사골과 양지머리, 목살, 사태 등을 넣고 삶는 것이 특징이다. 맑은 국물에 파와 노란 지단을 한 움큼씩 넣고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먹으면 시원한 맛이 기가 막힌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씹히는 수육도 찰떡궁합. 나주곰탕의 역사가 될 만하다.

|8:00~21:00|첫째·셋째 주 월요일 휴무|나주곰탕 9000원, 수육곰탕 1만2000원, 수육 3만5000원|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6-1|061-333-4292|

 

한옥집

#SINCE1987 #시작은_진곰탕 #쫄깃한_소머리껍데기 #1대_강기호+임순례부부 #2대_강경성 #다시_시작하는_역사

하얀집과 나란히 붙어 있는 곰탕집. 1987년 강기호·임순례 부부가 진곰탕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공백기를 가졌고, 10년 전에 ‘한옥집’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고 돌아왔다. 메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주 곰탕과 수육.

매일 아침 나주 영산포 가축시장에서 가져온 한우로 맑은 국물의 나주곰탕을 끓이고, 우설과 볼살, 머릿 고기, 소머리껍데기 등을 삶아 수육으로 내놓는다. 단골손 님에게는 특별히 콜라겐이 가득하고 쫀득한 식감의 소머리 껍데기를 제공한다. 김치와 깍두기도 직접 담그는데, 해풍을 맞고 자란 무안 배추와 여수 젓갈 등을 사용해 한옥집만의 맛을 지킨다. 테이블은 총 34개, 130여 명이 앉을 수 있어 단체손님도 거뜬히 소화한다.

|17:00~21:00|명절 휴무|나주곰탕 9000원, 수육곰탕 1만 2000원, 수육 3만 원|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6|061-334-0707|

 

노안집

#삼대나주곰탕원조집 #순삭_곰탕 #부드러운_수육_실화냐 #할머니손맛 #어머니손맛 #3대_형제손맛_정종필+정순태

시어머니의 손맛이 며느리로, 또 자식으로 3대째 이어지는 곰탕집. 현재 정종필·박미숙 부부가 식당을 도맡아 운영하 지만 여전히 노안집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2대 주인장인 어머니 이경자 씨다. 부지런한 어머니 덕분에 새벽부터 일어나 장사를 준비하고, 까다롭게 고른 한우로 진한 국물의 곰탕을 끓여낸다.

조미료는 사절, 은근히 올라오는 시원한 감칠맛을 위해 고춧가루를 첨가하는 게 특징이며, 이곳에서 직접 담근 김치 혹은 깍두기 국물을 곰탕에 살짝 넣으면 얼큰하고 개운한 뒷맛도 느낄 수 있다. 수육 역시 아무리 바빠도 미리 썰어두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썰어 부드 럽고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식당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방문’이라는 현판이 크게 걸렸다. 이유는 다 있는 법이다.

|7:00~21:00|둘째·넷째 주 월요일 휴무|나주곰탕 9000원, 수육곰탕 1만2000원, 수육 3만 원|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1-3|061-333-2053|

 

W a l k

뜨끈한 곰탕 한 그릇 + 자박자박 나주 산책

 

  • 나주 금성관, 보물이 되다

조선시대 나주목 객사 건축물인 금성관은 관찰사가 업무를 보고 나주를 방문하는 사신이 묵어가던 건물 이다.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나 궐패를 모시고 매달 음력 1일과 15일에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는 망궐 례가 열린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구조로 조선시대 객사 건축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호에 지정 되었다가 지난 10월 25일 보물 제 2037호로 승격되었다. 근처에는 나주목사의 살림집이었던 목사내아도 자리한다.

|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8|061-330-8114|

 

  • 나주향교와 나주읍성 서문 터

조선시대에 건립된 교육기관 나주향교는 보물 제 394호인 대성전을 중심으로 동무와 서무가 자리하고, 배면에는 명륜당, 동재, 서재 등 강학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서울 성균관이 화재로 소실되자 이곳을 참조해서 재건축했 다고 전해진다. 나주향교 근처에는 나주읍성 서문 터가 복원되어 있다. 나주읍성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돌을 쌓아 만든 둘레 3.7km, 높이 2.7m의 성곽으로 당시 동점문, 서성문, 남고문, 북망문 등 총 4개 성문을 갖췄다.

|전남 나주시 향교길 38|061-334-2369|

 

  • 나주목을 한눈에 ~ 나주목문화관

전남의 중심고을이었던 나주목의 탄생과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공간. 나주목사 행차, 나주읍성, 나주관아 등을 소개하는 각종 조형물과 사진, 컴퓨터그래픽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9:00~18:00|무료|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15|061-332-5432|

 

  • 쉬어가기 좋은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

1939년에 지어진 한옥을 리모델링해 2017년에 오픈한 복합문화공간으로 ‘1939 년 나주근대를 2017년에 마중하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큼지막한 금목서와 옛 우물이 있는 마당을 중심으로 카페와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췄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차, 나주 특산품인 배 음료 등을 판매한다.

|전남 나주시 향교길 42-16|061-331-3917|

김정원 사진 오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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