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시선

여러분은 여행 중 어떤 풍경에 시선이 머무나요?
<SRT매거진> 독자들이 보내준 사진 한 장으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 은빛 억새 출렁이는 길을 따라

지난해 가을, 모처럼 생긴 징검다리 휴일에 만삭의 아내와 함께 경남 합천 황매산으로 향했다. 오토캠핑장에 주차한 뒤 탐방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니 따뜻한 햇살이 얼굴을 비추고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우리를 스쳤다. 황매산에 드넓게 퍼져 있는 은빛 억새도 우리와 같은 기분으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아 자연스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진 속에는 우리의 소중한 순간도 함께 담겼다.

소니 A7M3, 55mm, F/4.5, 1/640s, ISO 100

>> 허진호는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진 찍기가 취미다. 결혼 전 아내와 약속한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여행!’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잠들기 전 여행지 검색이 습관이 되었다. 요즘은 9개월 된 아들을 카메라에 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 개와 늑대의 시간, 혁명광장을 걷다

해 질 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혁명광장에 도착했을 때 주변을 둘러싼 오래된 건축물을 보며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임을 실감했다. 사회주의 혁명을 기념해 조성됐다는 광장은 여행 내내 몇 번씩이나 지나쳤던 곳으로 여행자에게는 놓칠 수 없는 관광명소, 현지인에게는 주말 시장이 열리는 일상공간이다. 그리고 내게는 하루의 작은 여백이 되어주었다.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걸었던 그 날 그 시간이 여전히 생생하다.

니콘 D750, 50mm, F/5.6, 1/125s, ISO 400

>> 최수진은 책과 여행, 식물을 사랑한다. 일상의 소소한 여행을 즐기며, 때로는 계획 없이 며칠씩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여행지마다 작은 서점을 찾아가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언젠가는 세계 곳곳에서 한 달 살기를 이어갈 날을 꿈꾼다.

 

  • 위에서 한 번, 아래에서 다시 한 번

스페인 론다, 120m 깊이의 아찔한 협곡에 세워진 누에보 다리를 보기 위한 나의 ‘의지’는 고소공포증도 극복할 만큼 크고 위대했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으며 간간이 비추는 불빛의 도움을 받아 겨우 내려다본 누에보 다리를 햇빛 쨍쨍한 다음 날 또다시 방문했다. 유럽만 가면 발휘되는 걷기 본능으로 아래로 또 아래로! 한 번 바라보고 내려가고, 또 한 번 바라 보고 내려가고, 그렇게 뒤돌아보기를 반복하며 누에보 다리를 눈에 넣었다.

캐논 EOS 6D, 35mm, F/4, 1/100s, ISO 100

>> 백지선은 드라마 <의사 요한>을 통해 주목받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10초 만에 진단을 내리는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다양한 각도와 거리 에서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 홍콩을 지키는 일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생기가 넘치던 도시가 잠시 조용해졌다. 상점들이 대부분 빨리 문을 닫았고,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크게 불편한 일은 없었다. 홍콩은 지금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홍콩을 지키는 일은 그들에게도, 홍콩에 많은 추억을 쌓아둔 이방인에게도 무척 중요한 일이다. 언제고 다시 찾을 홍콩에는 뜨거운 열기와 소란스러움이 그대로 남아 있길.

아이폰 7, 4mm, F/1.8, 1/33s, ISO 25

>> 김선녀는 알래스카는 물론 서울 근교, 집 앞 슈퍼를 막론하고 어디든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일상 여행자다. 혼자서꽤 많이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도 끄적였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고되지만’ 즐거운 여행을 즐기고 있다.

 

 

  • 뭘 해도 좋은 추억으로 남은 그곳

황홀한 빛깔로 마주한 미얀마 만달레이의 우베인 다리. 함께 웃고 즐기고 때로는 싸우고 화해하며 차곡차곡 추억을 쌓은 언니와의 미얀마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었을 것이다. 석양을 바라보며 마시려고 챙겨간 맥주는 뜨거운 날씨 탓에 충격적인 맛을 선사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사진만큼이나 멋지고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 하루하루 ‘지금’을 살아가는 내게 큰 위안을 준다.

소니 RX100M4, 24mm, F/4 , 1/125s, ISO 125

>> 하유진은 3년 차 초보 주부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이 취미가 되었다. 이제는 남편보다 더 많이 사진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그의 카메라 장비까지 탐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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