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 나를 돌아보는 시간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어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봄도 푸르련만 버들피리 꺾어 불던 그때는 옛날

 

타향살이 노랫말 중-

 

  • 푸르렀던 청춘길, 옛길에 서서 나를 돌아보다

울산 원도심이 맛과 멋으로 가득했다면 이제 좀 더 느리고, 깊게 울산 중구를 들여다볼 차례다.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을 찾았다. 흔적만 남은 성곽의 길을 따라 걷노라니 고복수음악살롱에서 들었던 노래가 배경음악처럼 어우러진다.

울산을 대표하는 가수 고복수 선생이 1934년 발표한 ‘타향살이’는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시대도 다르고,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오늘을 사는 내게도 이러한 처지가 다르지는 않다. 누구나 난 곳에서 멀어 지고, 어제 같던 시간은 까마득히 멀어졌으니. 울산 중구 원도심에 위치한 고복수음악살롱에서 약4km 거리에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은 경상좌도 병마절 도사가 머물던 성으로 1417년(조선 태종17)에 쌓았다. 둘레 약 1.2km, 높이 약 3.7m로 건립 당시에는 옹성, 치성, 해자를 둘렀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며 왜군이 병영성의 돌을 가져다 울산왜성을 쌓은 데다 근대 도시개발로 인해 성의 흔적만 남게 됐다. 산전샘(약 350년 전에 자연수가 솟아오른 샘으로 병영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한 샘물)을 기점으로 동문지와 각각의 치성, 북문지, 서문지, 남문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문화탐방로가 조성되어 어린 자녀와 함께한다면 더욱 뜻깊은 여정이 될 것이다.

중구 서동, 동동, 남외동 일원에 걸친 병영성은 건립 당시의 모습을 찾아 현재 복원 노력을 가하고 있다. ‘타향살이’의 노랫말처럼 내 고향에 드리운 버드나무가 꿈결에서 나와 마주하기를 바라본다.

울산 중구 병영동에서 ‘함월루’가 있는 성안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달을 품은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함월루’에서는 울산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야경도 이름처럼 아름다워 늘 많은 사람이 걸음하는 이곳에 아이처럼 천진하게 누워 가을바람을 맞았다. 내내 마주쳤던 울산큰애기가 귀에 속삭이네.

“당당하게, 꾸밈없이 발랄하게 살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해요. 나처럼!”

정상미 사진 이효태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