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의 통영 여행 다이어리

  • 마리의 통영 여행 다이어리

인생은 참 알 수 없다.

어쩌다 보니 경주 남자와 결혼해 서울에 보금자리를 틀고, 한국에서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고 있으니 말이다. 남편 덕분에 경주는 제집 드나들듯 다녔고,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시골마을까지 꽤 많이 여행했지만 통영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다.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날씨는 그리 좋지 않았다. 태풍은 비켜갔지만 날씨는 불쾌하리만치 습했고,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그래도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먹은 꿀빵 하나가 내 우울한 기분을 180도 전환시켜줬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그 달콤함이란! 막연하게 통영도 부산과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통영은 완전히 달랐다. 통영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특히 통영누비와 나전칠기 체험이 인상적이었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전통문화를 배우고 직접 물건을 만들어볼 수 있다니 얼마나 귀한 경험인가. 비록 재봉질이 서툴러 겨우 슬리퍼 하나를 만들면서도 박음질과 뜯기를 반복하고, 같은 방향으로 있어야 할 무늬도 뒤집어 박았지만 통영누 비로 만든 슬리퍼 한 켤레가 완성되자 뿌듯함이 밀려왔다.

나전칠기 체험도 만만치 않다. 얇은 젓가락 머리에 작고 부서지기 쉬운 자개를 하나씩 붙이는 과정이 인내심을 필요로 했으니까. 하물며 장롱이나 서랍장처럼 큰 작품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할까? 작가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졌다.

통영에서 가장 위험한 공간은 ‘봄날의 책방’이었다. 아기자기한 공간에 꽂혀 있는 책들이 어찌나 예쁜지, 지갑에 구멍이 날까 두렵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독특한 외관의 전혁림 미술관, 엄청나게 작지만 엄청나게 귀여운 포에티크 기념품가게, 아름다운 전망의 서피랑 등이 기억에 남는다. 하루는 너무 짧다. 꼭 다시 통영에 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겠다.

 

+++ 내가 만난 통영 통영 여행자들의 PICK

  • 통영누비로 만든 특별한 기념품

“통영 여행도 처음이었지만 재봉틀을 만져본 것도 처음이었다. 통영누비 공방 ‘누비혼’을 방문해 정숙희 작가의 지도에 따라 직접 재봉틀을 돌려 통영누비 원단을 만드는데, 그게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통영누비 원단에 그린 패턴을 가위로 자르고, 재봉틀로 박음질하고 뜯기를 반복하며 겨우 슬리퍼를 완성했다. 어려웠지만 추억이 되는 특별한 기념품이 생겼다.” – 마리, 벨기에

누비혼|경남 통영시 중앙로 96-5 2층|010-3830-6151|

 

  • 동피랑, 전망이 다 했다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 통영과 거제 여행을 계획했 다. 나폴리농원에서 편백나무 숲을 걷고, 골목골목 벽화를 따라 동피랑 정상에 올라왔는데, 듣던 대로 전망이 예술이었다. 바다와 통영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몽마르다 카페에 앉으니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전망, 이렇게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에 반하고 간다.” – 박시연 & 최낙연, 서울

동피랑|경남 통영시 동피랑1길 6-18|

 

  • 바람 부는 서피랑 언덕

“사진 찍기 좋아하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통영으로 내려 왔다. 계획은 없었다. 일정대로 움직이기보다 차를 몰고 다니다 즉흥적으로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췄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서피랑.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에 올라왔는데, 서포루에 앉으니 바람이 솔솔 불고 무척 시원했다. 게다가 통영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까지! 남자 셋이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 내려왔다.” – 김하람, 대전

서피랑|경남 통영시 서호동 8-2|

 

  • 루지, 짜릿함을 맛보다

“경남 하동을 시작으로 사천, 남해, 진주, 통영을 거쳐 창원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통영에 오자마자 통영케이블카와 루지를 타고, 우동과 짜장을 섞은 통영 음식 우짜를 먹고, 동피랑을 산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역시 스카이라인 루지다. 직접 핸들을 조종하며 총 2.1km의 트랙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중력놀이 기구인데, 급속 하강의 짜릿함이 정말 최고 였다. 스트레스가 몽땅 날아가는 기분, 꼭 느껴보시길!” – 이지연, 충남 서산

스카이라인 루지|경남 통영시 발개로 178070-4731-8473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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