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을 기억하는 소중한 걸음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의 동포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다가오는 2020년이면 전쟁이 일어난 지 꼭 70년이 된다. 그날 새 생명이 태어났다면 고희를 맞이할 세월, 여전히 남과 북 사이에는 선이 그어져 있다.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을 떠났다. 희생의 발판 위에 서서 우리가 끝내 찾아야 하는 것은 평화임을 깨달았다. 다크 투어리즘, 즉 안보 여행은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위한 소중한 걸음이 될 것이다.

 

P A R T 1

6·25전쟁을 기억하는 소중한 걸음

DMZ안보여행 1순위 ‘접경지역’

통일대교에 가까워올수록 확연히 도로에는 차가 보이질 않는다. 마침내 통일대교를 넘어서자 이정표에 새겨진 글자들이 뒤통수를 탁탁 친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기분이 묘한데 위로 좀 더 가면 개성, 평양이란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북녘과 남녘 사이 그 선을 실제로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우리의 뇌리에는 아주 깊숙이 침묵의 선이 박혀 있다.

절대 가서는 안 되는, 갈 수 없는 곳.

여전히 그곳에는 그리운 가족이 있고, 꿈엔들 잊힐 리 없는 고향이 있건만 그 누가 70년 세월 길을 가로막았나. 종종 신문과 뉴스 매체를 통해 최전방에서 철책근무를 서는 군인들을 본다. 그 철책을 많은 사람이 휴전선, 38선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남방한계선(SLL;Southern Limit Line)이다.

정전협정 체결과 함께 남과 북에는 DMZ라는 공간이 생겼다. Demilitarized Zone의 약자인 DMZ는 ‘비무장지대’ 라는 뜻으로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을 말한다. 남과 북 사이 1개의 군사분계선(군사분계선에는 철책도 철조망도 없다)을 확정하고 쌍방이이 선으로부터 각 2km씩 후퇴함으로써 설정된 공간으로 정의된다. DMZ는 휴전 상태인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적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남한 쪽에서 보면 군사분계선에서 2km 남쪽으로 남방한계선이, 군사분계선 10km 이내 남쪽으로 민간인 통제선(CCL;Civilian Control Line·민통선)이 그어져 있다. 이 민통선에 인접한 지역을 ‘접경지역’이라고 부른다. 민간인 신분으로 DMZ와 관련한 다크 투어리즘을 떠나보고 싶다면 접경지역 여행을 우선순위로 둘 수 있겠다. 이마저도 가까운 옆 동네 가듯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쉬운 곳은 아니지만, 안보여행 자체가 무거운 의미를 갖고 있으니 꼼꼼히 준비해 꼭 한 번떠나보길 바란다.

  • DARK TOURISM STUDY #1

휴전선과 삼팔선은 군사분계선
DMZ의 기준이 되는 군사분계선은 애초의 38˚선에서 약간 벗어나 비스듬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정전협정 당시 정확한 38˚선이 아니라 남북한의 군사 대치선을 기준으로 군사분계선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 DARK TOURISM STUDY #2

군사분계선에서 각 2km DMZ 군사분계선에서 남쪽과 북쪽으로 각각 2km씩, 총 4km 폭의 공간이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DMZ 길이는 서해의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동해의 고성군 명호리에 이르기까지 약 248km다. 서울시 면적의 1.5배이며 한반도 전체 면적의 1/250에 해당한다.

  • DARK TOURISM STUDY #3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평화누리길
비포장도로와 기존 사용하고 있는 도로 및폐도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군 작전로를 활용하는 친환경적인 길이다. 강화~고성까지 10개 시군의 평화누리길은 자연, 생태, 역사, 문화, 안보 등에 따라 차별화된 테마로 조성되어 있다.
지난 4월에는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해 DMZ 동쪽 끝 고성에서부터 서쪽 끝 인천 강화까지 500km 평화누리길에서 50만 명의 국민이 손을 잡고 ‘DMZ 평화의 인간띠’ 프로젝트가 열려큰 주목을 받았다.

 

꿈의 선을 따라가는 여정

우리나라는 강원도의 6개 시군, 경기도의 7개 시군, 인천의 2개 군이 접경지역에 속한다. 모두 DMZ와 인접하거나 DMZ 안에 있는 지역들로 지역마다 평화누리길을 조성해 6·25전쟁과 관련한 유의미한 현장을 마주할 수 있다. 접경지역 발전종 합계획(2011.7.27)에 따라 2021년까지 총 551km로 평화누리길이 조성될 계획으로 현재 강화, 김포, 파주부터 철원, 고성, 인제까지 10개의 평화누리길이 있다. 그중 파주는 군사분계선과 인접하며 안보, 역사, 문화와 관련한 상징적 공간들이 밀집해 있다. 임진각관광지, 제3땅굴, 판문점, 도라산역, 장단역 증기기관차를 만나러 파주에 갔다.

도라산역에서는 쉴 새 없이 관광객을 태운 대형 셔틀버스가 오고갔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은 세계인에게 다크 투어리즘으로 상징적인 국가인 것이 다. 제일 처음 마주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 이름이 빼곡히 새겨진 대형 명단이다.

2000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간 SBS, 동아일보, 한국방송프로듀서 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경의선 철도복원을 위한 침묵기증행사 ‘통일의 대동맥 경의선 복원을 민족의 이름으로’에 참여한 1만3226명의 명단이다. 이번 다크투어리즘의 여정은 선을 따라가는 여정인 것 같다. 경의선은 그런 의미에서 꿈의 선이다. 문산, 임진강, 도라산, 장단, 판문, 봉동, 손하, 개성, 평양, 신의주를 끊김 없이 달릴 수 있는 선이니까.

1904년에서 1906년 사이에 건설된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길이 518.5km의 복선철도다. 1945년 광복 이후 서울에서 개성 사이의 74.8km 구간을 단축 운행했던 경의선은 1951년 6월 12일 운영이 중단되었다. 도라산역은 경의선이 지나는 하나의 길목으로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 언을 계기로 2002년 4월 11일 준공되었다. 남북철도 연결의 시작점이 되는 상징적인 곳으로 서울역에서 56km, 개성역에서 17km, 평양역에서 205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2000원을 내면 도라산역 통일플랫폼에 들어설 수 있는 입장권을 내어준다. 통일염원메시지, 통일전시관, 동·서독 운행 화차를 둘러보며 열차 없는빈 철로를 따라 걸어보았다. 부산, 서울, 평양, 만주와 베를린을 잇는 남북유라시아 횡단철도 노선의 큰 비전을 간직한 이곳이 언젠가는 기념입장권이 아닌 열차티 켓을 타고 달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랐다.

 

우리의 의지가 끝내 닿기를

아, 그러고 보면 이곳에서 가장 자유로운 것은 저 물줄기일까? 가로막는 사람도 철책도 없이 흐르는 저 강의 이름은 임진.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하여 황해북도 판문군과 경기도 파주시 사이에서 한강으로 유입되어 황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신원조회를 마치고 통일대교를 건너 그 안에 제3땅굴이며, 도라산평 화공원, 캠프 그리브스를 보고 통일촌 마을의 부녀회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도 했다.

이 안의 공기와 저 밖의 공기가 다르지 않을 텐데 누가 자꾸 옭아매는 듯 답답한 마음에 사로잡혔던 시간을 뒤로하고 임진강을 바라봤다. 아주 잠깐 내게 없었던 것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마음대로 가고, 올 수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1972년 임진각이 세워진 후 조성되기 시작한 임진각관광지는 군사분계선에서 7km 남쪽에 위치해 있다. 임진각 본관, 평화누리공원, 망배단, 자유의 다리, 장단역 증기기 관차 등 6·25전쟁의 상흔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이곳 DMZ홍보관에 서는 오는 9월 29일까지 <만남의 江은 흐른다>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1983년 6월 30일~11월 14일까지 138일간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5만 건이 넘는 이산가족의 사연 소개와 1만 명 이상의 이산가족 상봉 등 가치를 인정받아 단일 TV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최초로 2015년 10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홍보관 앞에는 당시 사연자들이 가족을 만나 나눈 육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 오빠. 어떻게 이래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마디마디 피맺힌 한이 풀어지지 못한 채 반복되고 있었다. 방송 당시가 1980년대이니 가족이 생이별한 지 30년 만의 만남이었다.

이어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많은 사람이 눈을못 떼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를 마주했다. 도라산역에서 사진으로 마주했던 기관차는 생각보다도 훨씬 크고, 참혹한 상태였다. 1950년 12월 31일 6·25전쟁때 적의 폭격으로 탈선되어 오랫동안 DMZ 안에서 제 할 일을 잊은 채 버려져 있었던 증기기관차는 2009년 6월 25일 임진각관광지로 이전 전시되며 총탄이 고스란히 박힌 흔적들로 사람들에게 경종의 메시지를 울리고 있다. 그 앞에는 증기기관럼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끊어진 교량이 있다.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독개다리.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운천리와 장단면 노상리를 잇는 경의선 상행선 철도 노선이었다. 6·25전쟁의 역사적 상징물인 독개다리는 2016년 길이 105m, 폭 5m 규모로 복원하여 ‘내일의 기적소리’라는 관광용 인도교로 운영되고 있다.

민통선 내 자연경관을 별도 출입허가 없이 왕래할 수 있는 유일한 관광시설이지만, 그 너머 갈 수 없는 곳에 시선이 머무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것 같다. 어둠 속에서 꼭 빛을 발견하고야 마는 우리의 의지가 끝내 그곳에 닿기를 소원한다.

국가보훈처는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 등 국민과 함께 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외 참전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 며, 분단과 대립을 넘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1 파주 비무장지대연계관광 임진각 DMZ매표소 표 구입 셔틀버스 탑승 연계관광 임진각 복귀 사전예약 031-954-0303 www.tour.paju.go.kr * 전세버스 이용 단체(30인 이상)

2 DMZ 평화의 길 관광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도보 이동 후버스 이동,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에서 출발해 철책 너머 비상주 GP까지 도보 및 버스 이동 사전예약 02-6410-1330 www.durunubi.kr

* 참가자 전원 개인별 신분증 지참(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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