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자연치유도시 ‘제천’ 사용법

내가 아는 제천은 ‘청풍명월ʼ 네 글자가 전부였던것 같다.

아래와 같이 가진 것이 많은 제천인데.

#제베리아 #청풍호 #의림지역사박물관 #한방바이오산업 #빨간오뎅 #용빵 #목련 방울방울

제천 사용법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나보자.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가꿀까? 제천에서 배웠다

지금까지 보낸 절기만 해도 헤아릴 수 없는데 언제나 날씨는 예측불허. 올해 초 충청북도 제천이라는 도시를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다. ‘입춘이 지났으니 내일은 봄이 올 거야’ 기다렸던 기자는 제천에 보내졌다. 2월의 한복판. 제천에 1박 2일간 머물며 ‘제베리아가 너무도 딱 맞는 이름’임을 몸으로 실감했지만, 예로부터 제천 사람은 춥다고 옷을 두껍게 입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올겨울에는 이 추위를 이용하여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을 열었다. 알몸마라톤대회, 겨울벚꽃축제 등 계절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사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제천은 왜 추운가? 지리적 특성 탓이다. 중부 내륙의 해발 고도가 높은 산간 지역에 위치해 충북의 다른 지역 보다도 한서의 차가 큰 대륙성 기후가 두드러지고 전국 평균 강수량보다 많은 비가 내린다. 덕분에 식물자원의 종류가 다양한데 이는 제천이 조선 3대 약령시장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는 의림지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제천 관광명소로 빼놓지 않고 찾는 의림지는 제천 10경 중 1경 이다. 삼한시대 수리시설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저수지는 특이하게도 마음 심(心) 자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의림지를 통해 물이 제천평야로 원활히 공급된 덕분에 제천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농경문화가 발달했다. 이러한 의림지의 가치는 지난 1월 개관한 ‘의림지역사박물관’에서 제대로 알아볼 수 있다.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데 귀중한 물건을 보관하는 ‘함’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실내는 역사·문화·생명· 추억의 함으로 구성해 의림지의 깊이에 대해 아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의림지는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이자 제천 시민들의 추억을 잇는 장소로서 생명과 시간을 잇고 있다.

  • 제천 의림지와 제림(명승 제20호)

고대에 축조된 저수지로 용두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막아 가뭄과 침수로부터 농경지를 보호했다. 정확한 조성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벼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심 8∼13m, 둘레 약 2km, 의림지 제방 위에 조성된 제림(소 나무와 버드나무 숲)으로 조성되어 있다.

  • 의림지역사박물관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47길 7|043-641-6565|http://museum.jecheon.go.kr|

 

청풍명월에서 자연치유도시로, 제천의 멋과 맛

많은 사람이 제천을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월악산, 비봉산의 굽이굽이 아름다운 자락이 호반의 도시를 감싸고 있어 언제 찾든 푸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제천을 여기까지만 알고 가면 참으로 서운하다. 청풍 명월에 이어 자연치유도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한방엑스포공원’을 가보자. 의림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엄청난 규모로 시선을 압도한다.

어디를 먼저 가봐야 할지 망설이다 우선 눈앞에 있는 곳에 들어갔다. 그곳이 마침 약초허브전시장(식물원)이었다. 한방 약초를 비롯해 약용 허브를 재배하는 곳으로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서 몸 안쪽에 전달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공원은 한방 생명과학관, 약초허브전시장, 국제발효박물관, 제천한방마을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한의학, 약초, 이를 활용한 제품 등 재배–생산–유통–판매가 순환된다. 제천은 2010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 엑스포 이후 매년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한방 지식을 접할 기회는 흔치 않다. 한방엑스포공원을 통해 이와 관련한 자연스러운 이해와 견문을 넓힐 수 있어 뜻깊었다. 

  • 한방엑스포공원

한방과 관련한 복합공간으로 교육·체험·쇼핑을 원스톱으로 할 수있다. 연면적 6663㎡에 이르는 한방생명과학관에서는 4D영상 및 VR체험 등을 통해 신체, 질병의 역사, 한의학의 원리·진단·치료법 등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발효식품의 효능을 알아볼수 있는 국제발효박물관, 식문화체험관, 발효식품을 생산·판매하는 가공시설, 약령시의 명맥을 잇는 약초판매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충북 제천시 한방엑스포로 19|043-647-1011|www.expopark.kr|

 

제천을 여행하다 보면 ‘약채락’이라고 써 있는 식당들을 볼수 있다. 제천시 농업기술센터가 관내 식당에 내주는 건강 음식 브랜드로 약채락을 내건 업소는 21개다. 약채락 브랜드의 첫 시작은 황기, 오가피, 당귀 등을 넣은 약초비빔밥이었는데 현재는 국수, 떡갈비, 발효빵 등으로 메뉴가 다양해졌다. 그중 ‘원뜰’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민화 작가이기도 한 사장님의 작품이 식당 곳곳에 걸려 있어 갤러리에 온 것 같다.

기본 한정식을 주문하며 안내문을 보니 음식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직접 채취한 약초, 최소 3년을 숙성한 장맛에 더하여 둥굴레와 맥문동, 마를 넣고 가마솥에 지은 밥! 부인과 함께 정성으로 만든 찬 하나를 상에 놓을 때마다 사장님의 나긋한 설명도 곁들여진다. 무말랭이, 수육, 더덕, 달걀 찜, 백김치가 상큼, 삼삼, 담백하여 밥을 더 먹어야 하나? 고민될 때쯤 사장님이 숭늉을 가져다주신다. 솥에 오래 끓인듯 퍼진 밥알이 쫀득하고 구수하다. ‘치유’가 무엇인가. 말로 하지 않아도 몸으로 느끼게 된 한 끼였다.

 

망월루 높은 곳에 올라 제천을 바라보다

몇 년 전에 청풍호 자드락길을 여행할 때 첫 목적지가 옥순대교였다. 멀리서부터 빨간 철제 골격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걸작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 서도 첫 목적지는 옥순대교였다. 나만 볼 수 없는 걸작을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눈으로, 렌즈로 열심히 풍경을 담았다. 다음 목적지인 ‘청풍문화재단지’를 찾아가며 옥순대교만 큼이나 아름다운 또 하나의 다리를 알게 되었다. 바로 ‘청풍 대교’다. 이름의 ‘청풍’을 반영하기 위함인지 옥순대교와 대비되는 파란색이 상징적이다. 나무만 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 법, 청풍문화재단지와 청풍대교를 한눈에 보려면 일단 문화 재단지로 입장해야 한다.

청풍문화재단지는 하나의 수몰역사관이자 제천의 작은 민속촌이다. 1985년 충주댐이 생기면서 수몰 지역의 문화재를 모아둔 곳으로 보물·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한옥, 관청을 볼수 있다. 그중 제천 청풍 망월산성은 충청북도 기념물 제93호로 청풍대교 남쪽 망월산(해발 373m)에 위치해 있다. 문화재단지 입구에서 망월산성 정상까지는 500m 거리로 30분 정도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망월산성 전망대인 망월루에 오르면 발아래 고즈넉한 기와집과 석물 군이 어우러진 단지, 청풍대교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청풍랜드가 펼쳐진다. 이럴 때 시간은꼭 멈춘 것만 같다. 내륙의 바다로 일컬어지는 청풍호를 바라 보며 이번 여행의 주제는 ‘푸른 치유’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 풍문화재단지

‘청풍호반의 작은 민속촌’이라 불리며 제천10경 중 4경이다. 충주다 목적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각종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둔 곳으로 한벽루, 물태리 석조여래입상의 보물과 지방유형문화재, 생활유물 2000여 점 등 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 2048|043-641-5532|

 

용빵 먹고 출세해볼까? 빨간오뎅 먹고 힘내볼까?

제천 시내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교동민화마을’을 들렀다. 2008년 오래된 골목길 담장에 민화 벽화를 조성하며 제천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된 마을이다. 낡은 기와, 낮은 담벼락 사이에 나비와 호랑이, 토끼를 그린 민화가 조용 하고 아기자기한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집집마다 걸려 있는 민화 문패도 어여쁘다. 집 주인 이름이 다 다르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 아닌가. 민화 말고도 마을을 대표하는 명물이 있다. ‘어변성룡도’의 의미를 담은 ‘용빵’이다. 어변 성룡도는 용이 되기 위해 힘찬 몸부림을 하는 물고기를 담고 있다. 조선시대 과거급제, 출세 등을 바라며 방에 걸어두거나 선물했던 민화다. 교동민화마을의 용빵을 먹으면 ‘출세를 한다’는 문구에 마음이 혹한다. ‘한번 먹어볼까?’ 기자는 출세 기회가 없는 것인지 가게 문이 닫혔다. 하필 용빵을 만드는 선생님이 멀리 교육을 가신 날이라 샘플 사진만 겨우 찍고 돌아왔다. 그러나 기자에게는 또 하나의 명물 카드가 있다. 이름도 강렬한 ‘빨간오뎅’이다. 마을에서 코앞, 내토전통 시장으로 출발!

도입부에 진중한 마음으로 풀어놓은 ‘한방’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제천 하면 또 ‘빨간오뎅’(바른 표현은 어묵)이 엄청나게 검색된다. 실은 전날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작은 분식점에서 빨간오뎅을 맛봤다. ‘음, 이게 빨간오뎅이군.’ 그런데 내토전통시장에서 먹은 빨간오뎅은 솔직히 더 맛있었다. 청양고추가 고명처럼 얹어져 맛깔스럽고 장맛이 좀 더 얼큰해서 3개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도 은근히 맛이 깊다. 요즈음 젊은 층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은데, 빨간오뎅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지 않다. 제천시는 빨간오뎅이 1980년대 중앙로1가 중앙시장 인근 포장마차 등에서 처음 선보인 뒤 전국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는 제천 어디서든 빨간오뎅을 파는 가게가 쉽게 눈에 띈다.

사실 이번 여정에서 첫날은 날씨가 좀 흐린 탓에 다음 날 갔던 곳을 두 번 갔다. 옥순대교가 그랬다. 첫날에는 세찬 바람 에도 구름이 비켜나질 않더니 이튿날에는 청풍호에 뽀얀 뭉게구름이 어여삐 흘러갔다. 두껍게 언 의림지 얼음 못도 햇살에 조금씩 조각나 눈이 부셨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는 솜털이 난 목련 꽃봉오리에 마음이 설다. 포기하지 않으면 물고기가 용이 되고, 겨울을 견딘 꽃봉오리는 톡톡 터진다. 가진 것을 잘 가꿀 일이다. 제천처럼.

 

 

 


 

< HOT SPOT >

제천은 크게 의림/박달권, 청풍권, 월악권으로 권역을 나눠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역사유적에 관심이 많다면 의림/박달권, 다양한 레포츠 체험에 도전하고 싶다면 청풍권이다. 이 밖에도 자연, 체험, 축제 테마별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대표적인 명소를 소개한다.

 

  • 의림지역사박물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의림지와 더불어 제천이라는 도시를 이해하는 데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올 1월 개관했다.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47길 7|043-641-6565|http://museum.jecheon.go.kr|

 

  • 청풍대교

옥순대교와는 또 다른 멋을 풍기는 청풍대교. 가까이 청풍랜드와 청풍문화재단지가 있으니 액티비티, 역사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 코스 되겠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읍리|043-641-6731|

 

  • 옥순정 국궁장

도전 욕구를 일으키는 매력적인 전통 무예다. 활시위를 당기는 게 쉽지는 않지만 힘차게 과녁을 향해 쏘면 스트레스까지 한 방에 해결!

|충북 제천시 수산면 수산리 25-1|043-642-8311|

 

  • 청풍호 자드락길

자드락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곳에 난작은 오솔길’을 말한다. 다양한 코스로 제천의 산과 들, 청풍호를 굽어볼 수 있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50길 6|(제1코스 ‘작은동산길’ 19.7km)|043-641-6731|

 

  • 배론성지

첩첩산중 계곡이 깊어 마치 배 밑바닥 같다고 해서 주론 또는, 배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성요셉신학당이 소재했던 곳이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길 296|043-651-4527|

 

  • 용하구곡

월악산 국립공원의 동편 깊은 골짜기에 펼쳐진 아름다운 계곡이다. 옛날 어느 선비는 이곳을 돌아본 후 하늘과 땅도 비밀로 한명소라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충북 제천시 덕산면|043-653-3250|

 


 

< TATSE & STAY >

입맛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은 다르겠지만 제천에 왔다면 ‘약채락’ 식당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약이 되는 음식이 맛도 좋다. 청풍명월 제천의 비경을 그대로 간직한 숙소부터 시내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곳도 있으니 참고하자.

 

  • 대보명가

계절마다 나는 산채와 무공해 채소를 쓴다. 제천약초쟁반은 황기를 비롯한 16가지 약재, 국내산 한우의 양지, 우설수육으로 맛을 낸다.

|제천약초쟁반 6만 원|충북 제천시 용두대로 287|043-643-3050|

 

  • 노다지맛집

대표 메뉴인 약채락 육회비빔밥은 제천의 대표 약초인 황기, 당귀, 오가피를 비롯해 특허 받은 기능성 고추장으로 만들어진다.

|약채락 육회비빔밥 1만 원|충북 제천시 내토로47길 21|043-648-8865|

 

  • 원뜰

가마솥에 지은 약초밥과 각종 산약채 반찬이 은은한 맛과 멋을 품고 있다. 약선 한상은 약채밥상, 채식밥상, 벚꽃정식 등을 선보인다.

|약채밥상(1인) 1만2000원|충북 제천시 금성면 국사봉로26길 18|043-648-6788|

 

  • 서울관광호텔

제천 중심지에 있다. 내부에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으며 24시간 리셉션,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충북 제천시 의병대로13길 10|043-651-8000|www.hotelseoul.kr|

 

  • 청풍리조트

제천역에서 차로 30분 거리. 가까이 청풍랜드, 청풍문화재단지가 있으며 카페,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실외 풀 등이 있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 1798|043-640-7000|www.cheongpungresort.co.kr|

 

  • 리솜포레스트


제천 박달재 숲속에 위치해 고요한 휴식처로 으뜸이다. 힐링스파센터, 박물관, 수목원 등을 갖추고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금봉로 365|043-649-6000|http://resom.co.kr|

 


 

< GUIDE MAP >

제천시 관광정보센터043-641-6731~4www.jecheon.go.kr

 

정상미 사진 손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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