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사랑스럽다, 에바 알머슨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웃음이 번진다.
당장이라도 그림 속으로 들어가 소녀와 눈을 맞추고 싶다.
행복이 가득한 그림. 그것이 주는 따뜻한 위로.

 

일상의 모든 것이 작품 소재가 된다.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행복을 담는다.

Cook 요리 Serigraph 75 × 55m 2015 ⓒEva armisén®

동그란 얼굴에 작은 눈과 납작한 코를 가진 소녀가 배시시 웃는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다. 꽃을 들고 있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가끔은 친구들이 등장하고, 가끔은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즐긴다.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의 그림 속 세상은 우리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잠시 쉬어가라는 듯 모두들 느긋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반긴다. 서두르거나 재촉하는 이도 없다. 그저 따뜻한 시선과 행복한 웃음이 가득 담겼다. 그림 속 소녀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어린 시절, 유난히 수줍음이 많아 말보다는 그림으로 소통하던 그녀는 판화와 드로잉, 유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작품에 녹였다. 한때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다. 소통의 본질이 ‘솔직함’ 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The dinner 저녁식사 Oil on Canvas 114 × 195cm 2018 ⓒEva armisén®

에바 알머슨은 일상의 모든 것을 작품 소재로 삼는다. 또 순간 순간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날의 기분에 따라 컬러와 표현 기법을 정한다.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거나 유화로 그리거나, 세라믹, 콜라주, 애니메이션, 3D 등 방법도 가지각색. 쓸데없는 과시나 과장을 버리고 감정에 솔직해지니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이 잘 드러난다. 우리가 소녀를 보며 웃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눈을 지그시 감고, 책상에 턱을 괴고 멍하니 앉아 있고, 가벼운 포옹으로 마음을 나누는, 이 흔하디흔한 일상 속에서 소녀가 느끼는 여유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다. 에바 알머슨은 말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소녀를 보며 누군가가 행복해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단 1분만이라도 좋다. 그림 속 소녀 옆에 내 모습을 넣어보자. 분명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것이다. 달콤한 솜사탕을 한 입 문 것처럼.

1969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태어난 에바 알머슨은 1992년 바르셀로나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꾸준히 개인전을 열며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스페인 코카콜라와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았고, 코오롱, 스킨푸드, 하나은행 등 국내 기업과도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2017년에는 제주 출신의 영화감독 고희영이 낸 그림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를 그렸다. 오는 12월 7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회를 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집에서 1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작업실. 에바 알머슨은 이른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강아 지와 산책을 즐긴 후 이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햇살 쏟아지는 작업 실에 앉아 판화작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하루 일과.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작품활동이라기 보다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과정이다.

 

The Dance 무도회 Serigraph 72 × 130cm 2016 ⓒEva armisén®

 

Illusion 환상 Oil on Canvas 27 × 22cm 2018 ⓒEva armisén®

 

At the fireworks 불꽃놀이 Serigraph 50 × 70cm 2013 ⓒEva armisén®

 

김정원 사진제공 디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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